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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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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실 따기...부창부수라 했던가? 모든 일은 때가 있는 법. 오늘 내일은 매실 따기에 매달려야 한다. 집사람은 아침나절에 따고 나는 오후 느지막에 땄다. 집사람이 매실을 따고 간 자리에 모자가 걸려있다.
'매실 따 가세요!^^' 지난 주 태안 노인 복지관에 이어 오늘은 두 분이 오셔서 매실을 따 갔다. 25키로다. 서산시 성연에 거주하시면서 태안 읍내서 조그만 사업을 하시는 분이다. 때 맞춰 원하는 분들에게 나눠 드리기도 잔 신경이 쓰인다. 한편으로 집사람도 매실을 같이 따면서 매실 효소 담는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물에 씻어 물기를 뺐다. 매실 따기도 이 번주가 고비다. 서둘러 따지 않으면 매실이 누렇게 익어버린다.
불청객...노랑나비가 범인 브로콜리 잎이 구멍이 숭숭하다. 배추벌레가 들어붙어 갉아먹고 있었다. 보나마나 나비가 범인이다. 이파리에 알을 깐 것이다. 어느 날부터 브로콜리 밭에 나비가 날아들면 불청객이 생긴다. 아침마다 맨 먼저 찾아가서 일일이 손으로 잡아주는 수고... 나를 귀찮게 하네.
밤꽃, 대추꽃 피고...강낭콩도 논개 변영로 거룩한 분노는 종교보다도 불붙는 정열은 사랑보다도 강하다. 아! 강낭콩 꽃보다도 더 푸른 그 물결 위에 양귀비꽃보다도 더 붉은 그 마음 흘러라. 아리땁던 그 아미 높게 흔들리우며 그 석류 속 같은 입술 죽음을 입맞추었네! 아! 강낭콩 꽃보다도 더 푸른 그 물결 위에 양귀비꽃보다도 더 붉은 그 마음 흘러라. 흐르는 강물 길이길이 푸르리니 그대의 꽃다운 혼 어이 아니 붉으랴. 아! 강낭콩 꽃보다도 더 푸른 그 물결 양귀비꽃보다도 더 붉은 그 마음 흘러라. 밭에 강낭콩 꽃이 이제 피기 시작했다. 과연 강낭콩 꽃이 파랗냐 빨갛냐... 말씨름은 언제나 단골 소재였다. 시인이, 강낭콩 꽃이 푸르다고 했으면 푸른 것이다. 강낭콩 꽃이 필 때면 부질없는 논쟁에 열을 올리곤 했던 그 시절이 생각난다. 축대 ..
매실 따는 날...즐거운 날
가뭄 해갈, 택(턱)도 없다 밤 중에 한 때 빗소리가 요란했었다. 어제 밤에 내린 비... 궁금해서 앞뜰에 나가 보았다. 거북 등처럼 쩍쩍 갈라진 논바닥은 그대로 였다. 저수지 가운데는 물이 말라 섬이 되었다. 그나마 하류라 어디서 날아왔는지 철새들이 물고기 먹이를 찾아 놀았다. 논에는 백로들이 무심히 날고... 강우량이 얼마인지?도 알 수 없다. 가뭄 해갈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못했다. 장마가 와야 해갈이 되려나. 세상이 하두 하수상하여 장마도 예전 장마 같잖아서...
배도 암수가 있다... 봉지 씌우기 배 솎아 내기(적과)를 하면서 한편으로 봉지 씌우기를 시작했다. 날씨도 더운데다 오르락 내리락 사다리를 타면서 하는 고소 작업이라 시간이 꽤나 걸린다. 다른 일 하다 짬 나는 대로 쉬엄쉬엄 한다. 올해처럼 많이 열린 해는 모질게도 8할을 솎아내야 한다. 배도 암 수가 있다. 나야 상품성을 따질 계제는 아니지만 장차 모양새가 없다는 숫놈을 주로 솎아냈다. 꼭지에 꽃 받침이 달려있는 게 숫놈이다.
건들바람이 수상하다 흐렸다 개었다 하는 요즘 여느 날과 다름없는 무덥덥한 하루다. 오전에 태안 노인복지회관에서 온 직원들이 하하 호호하며 매실 50 키로를 따 갈 때만해도 햇살이 났다. 오후 서너 시가 지나자 달라졌다. 검은 구름이 두텁게 덮었다. 갑자기 온천지가 시커멨다. 한 줄기 건들바람이 세차게 불며 지나갔다. 나무 잎새가 우수수 소리를 내며 파르르 떨었다. 드디어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어쨌거나 시원하게 한 줄기 소나기라도 내렸으면... 얼마나 오려나. 가물었다. 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냈다. 이대로면 붕어, 가물치가 뒤집어진다. 지붕에서 물받이를 따라 홈통으로 쏟아지는 소리에 잠을 깼다. 새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