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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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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 따서 선물했다 우리밭 서쪽 길 가에 뽕나무 한 그루가 유난히 오디가 굵다. 오디가 익으면 동네 잔치다. 사람들이 지나가다 한 사람도 빠짐없이 잠시 걸음을 멈추고 쉬었다 가는 곳이다. 오디를 딸 때 뽕나무 가지가 자칫 흔들려도 툭툭 떨어져 잡초 풀 속에서 주워 내기가 어렵다. 올해도 첫 오디를 선물했다. 해마다 첫 오디는 집사람 몫이다. 귀촌의 재미.
농사용 비닐 폐기물 수거하는 날
모내기도 A/S를 한다 모내기가 끝났다고 모심기가 끝난 게 아니다. 모내기 논에도 하자 보수를 한다. 이앙기 기계가 편리하다지만 못줄로 늘어서서 심는 사람들보다 치밀하지 못하다. 특히 가장자리 논두렁 둔덕 옆은 이앙기 사각지대다. 이빨 빠진 개오지처럼 빈 곳이 많다. 농부는 짬 나는 대로 논두렁을 다니며 땜질을 한다. 논 가장자리 입구에 한 웅큼 씩 남겨진 볏 모가 긴급 하자보수용 모다. 논자락 군데군데 누렇게 햇살에 바래져 말라 버려진 볏모가 을씨년스럽다. 팽 당한 신세다. 모심기에도 토사구팽이 있다.
토마토와 대화
송해 선생님 별세 송 해 선생님의 별세를 애도합니다. 2014년 8월 8일 을 위해 태안에 오셨다. 녹화를 마치고 헤어질 때 나는 내가 직접 담근 복분자 술을 한 병 드렸다. 평소 어쩐지 마포 에서 탁배기 한 잔을 나누고 싶었던 분이었기에. 그 날 장려상 상금 50만 원으로 응원 차 나와준 도내리 이웃 주민들을 위해 늦은 점심자리를 마련했다. 금세 8년이 흘렀다. 소중한 추억의 한자락이 오늘따라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피클오이, 오이피클이 되다 줄기가 뻗고 꽃이 피더니 오이가 열기 시작했다. 요즘 날씨에 물만 제때 맞춰 주면 노지 오이는 금방 자란다. 몇 가지 오이를 심었는데 피클 오이가 선두 주자다. 두 그루에 주렁주렁 열었다. 한 개를 맨 먼저 땄다. 자라는 대로 따면 된다.
구아바, 대추나무...꽃봉오리가 닮았다 구아바 대추나무 구아바는 화분에서 자란다. 중남미가 원산지라 추위에 약하다. 실내서 월동하고 달포 전에 마당으로 나왔다. 대추나무는 아랫밭 밭둑에 있다. 둘 다 좋은 봄날 다 지나고 한여름의 문턱에 꽃이 핀다. 왠지 꽃봉오리 모양새도 닮았다. 대추나무는 며칠 전 단오날 시집을 보냈는데 벌써 꽃봉오리가 달렸다. 가장 늦게 꽃이 피어 가장 빨리 익는 열매가 대추다. 게다가 많이 열리는 과실수의 대명사가 대추.
채마밭의 소확행 소확행. 일본 작가가 만들어 한 때 유행했던 말이다. 고추를 재배하다보면 고추 곁가지 순, 곁순을 따 주어야 한다. 버리면 그만이지만 따는 족족 착실히 모으면 한 끼 밥상이 풍성해진다. 고추 곁순 나물. 풋풋하다. 이게 소확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