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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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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팔봉산 감자축제 팔봉산 감자축제가 열리는 서산시 팔봉면 양길리는 우리집에서 차로 5분 거리다. 남의 동네 같지만 이웃이다. 코로나로 3년만에 축제다. 어제 첫날 갔다가 너무 붐벼 입구에서 차를 되돌렸다. 오늘 끝날 무렵에 다시 찾아 갔다. 올해 팔봉산 감자 축제가 21회. 나의 귀촌 햇수와 거의 일치한다. 축제 초장기부터 봐 왔기에 애정을 가지고 해마다 잊지 않고 둘러본다. 축제란 으레 사람 구경이다. 많은 인파 속에 휩쓸리면서 아는 사람들을 만난다. 반갑다.
마실길에 뭔가 했더니... 아침에 밭에서 따다 놓은 브로콜리 두 개가 있었다. 아낙네들의 마실 길에는 누구네집 어디론 가 들고 가는게 반드시 있다.
너, 늙었구나! 벌써 "야! 너, 늙었구나! 벌써." 오이 밭에서 노랗게 익은 오이를 따면서 절로 나오는 말. 쩍쩍 금이 갔다. 거칠어진 피부가 안스럽다. 노각은 노각대로 맛있다. 노각 무침... 여름이 비로소 이제사 익어가는 이 즈음에 밥상 위에 귀공자다. 달보드레... 쌉쌀하면서 아삭한... 그 맛. 아는 사람 만 안다.
75세... 운전면허증 갱신하는 날 "만 75세 진입자는 치매 고위험군이므로 반드시 치매조기검진을 받아야 하며 운전자 면허 갱신 때 인지검사를 받아 해당기관에 결과를 제출해야 합니다." 하는 문구가 있는 를 받고, '혹시나 또...' 하며 혼자서 놀래 운전 면허증을 급히 꺼내 보았더니 갱신기간이 두어 달 앞으로 임박해 있었다. 자칫 놓칠 뻔 했다. 30년 전, 1993년이다. 경기도 북쪽 어느 지역에 갔다가 검문소 불시 검문에서 무면허 운전 혐의로 인근 경찰서로 연행된 적이 있다. 나도 모르게 면허증 갱신 시기를 놓쳐 아닌 밤중에 홍두깨로 무면허 운전 현행범이 되어버렸던 트라우마가 있다. 면허증을 재발급 받기 위해 고전했던 일들... ... 그런 때가 있었다.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 이야기다. 읍내 나가는 길목에 있는 파출소에 가서 운전면..
<뱁새통신 3> 폭우에 뱁새 둥지는 안녕한가? 둥지를 지키며 알 다섯 개를 지극정성으로 품고 있었다. 지난 밤에는 장맛비가 강풍을 동반해 태풍처럼 몰아쳤다. 비바람에도 둥지는 온전했다. 오늘은 내가 다가가도 놀라지 않았고 날아가지도 않았다. 서로 얼굴을 익혔다는 의미일까.
장맛비...반갑다 비가 온다고는 했다. 바람이 쎄다. 남쪽에서 먹구름이 몰려온다. 드디어 단비가 내리려나 보다. 후드득 빗방울이 떨어진다. 비바람으로 바뀌었다. 창밖에 빗발이 요란하다. 장마 비라 했겠다. 제법 비가 올 모양새다. 홈통을 타고 내리는 비 소리가 좋아 침실 겹창 문 하나는 열어 두고 잤다. 오랜만에 듣는 빗소리. 설핏설핏 잠결에도 들린다.
구아바 꽃 斷想 갑갑하게도 화분 신세를 면치 못하는 구아바가 늘 마음에 걸린다. 우리집에서 화분에 재배하는 유일한 과수나무다. 아열대가 고향이라 삼동에는 실내에서 월동을 한다. 큰 덩치의 화분 두 개를 옮길 때마다 화분 무게에 부대낀다. 해마다 가을이면 잔인할 정도로 전정을 야무지게 한다. 그럴수록 반항이라도 하듯, 봄이 되면 줄기가 죽죽 뻗으며 잘 자란다. 최근 몇 해 분갈이를 해주지 못했다. 화분에 뿌리가 꽉 차서 도무지 뽑아낼 수가 없어 포기했던 것. 대신 올해는 밑거름을 다양하게 듬뿍해주었다. 그 성의를 알았는지 꽃봉오리가 튼실하고 꽃 모양새가 굵다. 노랑 구아바보다 빨강 구아바가 먼저 꽃을 피웠다. 실은, 구아바꽃 냄새는 향기롭지가 않다. 그러나 그 열매는 달다.
<뱁새통신 2> 뻐꾸기 알이 아니다...뱁새 알인듯 오늘 (6.22) 궁금해서 오늘 다시 새 둥우리에 살금살금 다가 가보았더니 뱁새였다. 알을 품고 있었다. 경계의 눈망울을 굴리다가 불청객에 놀라 어디론 가 후다닥 날아가버렸다. 살며시 둥지 안을 들여다 보니 알의 배열이 어제와 달라졌다. 둥그스름하게 놓여 있다. 뱁새알도 뻐꾸기 알처럼 파랗다니 뻐꾸기가 뱁새 둥지에 몰래 탁란을 해도 뱁새가 속아넘어가는 모양이다. 새 둥지가 덩치가 큰 뻐꾸기가 알을 품기에는 너무 작다. 과연 이 새 알은 뻐꾸기 알일까, 뱁새 알일까? 아니면 뻐꾸기와 뱁새 알이 섞인 걸까? 어제 (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