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1/10

(47)
물안개 낀 날은 따뜻하다
그림을 그린다는 것
수료증 8월 26일부터 매주 하루 4시간, 8주 교육을 집사람이 오늘 수료했다. 개근했다. 등하교 운전 시중에 시간을 쪼갠 나도 덩달아 바빴다. 교육이란 좋은 것. 사람을 부지런하게 한다.
다시 본 우리집 김장배추 이발소에서 돌아오자마자 곧장 배추밭으로 내려가 보았다. 우리집 배추는 싱싱했다. 아침저녁의 큰 일교차로 이제 속이 차오르며 튼실하게 결구를 하는 중이다. 오늘 이발소에 갔다가 손님들끼리 하는 대화 중에 올해는 김장배추값이 오를거라는 이야기였다. 며칠 전에 우리 동네도 올해 배추 농사가 신통치 않다는 말을 얼핏 듣긴 들었다. '배추잎무름병'이 만연하여 흉작이란다. 가을 들어 뒤늦게 비가 자주 내린 탓이다.
귀촌일기, '농사란 무엇인가?' 20여 평, '동밭' 가꾸는 작업이 오늘로 드디어 마무리 되었다. 여름철 내내 놀려두었던 '동밭'이 이렇게 탈바꿈을 했다. 유기질 비료와 퇴비 밑거름을 덤뿍 넣어 밭갈이를 한 다음, 멀칭 비닐을 덮어 마늘과 자주양파 모종을 심었다. 한겨울이 걱정스러워 유공비닐 구멍 사이로 상토를 뿌려주어 보온을 돕고, 바람에 펄럭거리지 않도록 멀칭 고정핀으로 군데군데 눌러주었다. - - - 마당에서 서쪽으로 돌계단을 내려가면 대추나무가 있고 비닐하우스가 있다. 그 사이에 열 평 남짓한 짜투리 땅. 몇 년동안 방치해두었던 '서밭'이다. 한 달 내내 일 삼아 운동 삼아 개간하다시피 가꾸어 자주양파 모종을 심었다.
가을 마당
아낙네 자가용 2대 요즘, 행장을 갖추어 내가 밭으로 출근하는 시간은 아침 8시 쯤이다. 동쪽 솔밭에서 아침해가 비껴든다. 오늘 아침에 나가다 보니 길가 우리집 담장 옆에 '자가용' 두 대. 사람은 안보이고 차만 있다. 누구 자가용인지 형색으로 대충 알겠다. 주인장은 안마을 사는 70대 중반의 아낙네 두 분. 70대만 되면 집집마다 다들 보행기를 한 대씩 보유하고 있다. 자세히 둘러보니 멀리 두 사람이 아침해 역광을 타고 희미하게 보인다. 아낙네 둘이 낫으로 팥을 베고 있었다. 팥을 추수하고 있다. 남정네들은 다들 어디 가고... 부지런도 하다. 이미 구부러진 허리에 더 구부릴 것도 없다. 언제 밭에 나왔는지 사래 긴 밭에 베어논 낫가리가 줄지어 여러 이랑이다. 구수한 내음. 자가용 보행기에 싣고온 냄비에 갓끓였다. 맛 있..
밤비 내리는 소리에... 어슴프레 밤비 내리는 소리에 새벽잠을 깼다. 오늘 할 일이 떠올랐다. 저 비가 그치면... 트랙터로 밭갈이 할 때 떡져 딱딱해져 있는 흙덩이를 깨는 일, 대파를 분근하여 정식하는 일. 두 가지다. 하루종일 일기불순. 우닥비가 쏟아졌다가 구름 사이로 비친 햇살에 여우비가 번갈아 왔다갔다하는 날씨다. 밭일을 하기는 좋다. 흙이 말랑말랑할 때 잘게 부숴 비닐 멀칭을 해두어야 한다. 곧 육쪽마늘을 심을 거다. 얼마 전, 모종을 사왔을 때 임시로 대충 심어두었던 대파 모종을 한 포기씩 쪼개 다시 심었다. 비 온 다음이라 손가락으로 헤집어도 될 정도로 흙이 부드러워졌다. 농사일도 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