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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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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뜰, 야콘 밭 너머로 보다 저물어가는 가을이 보인다. 벼 추수 콤바인 엔진 돌아가는 소리로 며칠 왁짜하던 앞뜰은 다시 조용해졌다. 잠깐 사이에 가을걷이가 끝났다. 우리밭에 야콘은 이파리가 아직 싱싱하다. 첫서리가 내리고 누릿누릿해져야 땅밑에 야콘을 캔다. 토란도 비대기를 거치며 한창 여물어 간다.
멸치액젓 뺀다기에... 거제도에서 배달되어온 멸치젓갈이 지난 여름부터 진즉 기다리고 있었다. 더 춥기전에 멸치액젓을 빼야한다는 집사람의 한마디에 내가 바빠졌다. 만사제폐하고 야외솥이 걸려있는 아궁이를 정리해야하기 때문이다. 백일홍과 감나무 몇그루가 서있는 그쪽은 완전 밀림지대다. 여름내내 방치되어 있던 곳. 예취기로 잡초를 걷어냈더니 백철 솥이 드러났다.
말린 토란대 만들기...두물째 3주 전에 첫물 토란대를 꺾어 말렸다. 잘 말랐다. 오늘은 두번째다. 그동안 또 자랐다. 시골 밥상에 식재료가 따로 있나... 생각나는대로 차근차근 말려두면 토란대는 쓸모가 많다.
첫추위, 난지형 마늘 구하기 마을길을 다니다 보면 일찍 심은 집은 마늘 순이 올라와 제법 자랐다. 우리집은 이제야 심었다. '초다듬 추위에 얼면 삼동내 춥다...' 이런 옛말이 있다. 노지에서 자라는 농작물인들 다르랴. 미리 비닐 멀칭을 했으나 갑자기 기온이 떨어져 겨울로 가는데 염려되어 별도의 대책을 세웠다. 농협 자재마트에 달려가서 상토를 몇 포 사왔다. 마늘 종자를 심은 유공비닐 구멍 사이로 상토를 쓸어 넣어 두텁게 덮었다. 보온이 되면서 거름도 될 것이다. 강풍에 비닐이 펄럭이지 않게 멀칭 고정핀으로 단단히 눌러주었다. 나만의 농법 발동... 통할까? 궁즉통이랬다. 두고 보자.
기온이 뚝! 자주양파 심었다 어젠 유공비닐 구멍을 손가락으로 찔러가며 양파를 심었는데 오늘은 철제 파이프를 찍어눌러 구멍을 낸 다음에 그 사이로 양파모종을 심었다. 밤사이에 흙이 굳어진 것이다. 본래 황토질인데다 요즘 잦은 비에 트랙터로 밭갈이를 할 때 이미 흙이 떡져 있었다. 덤뿍 퇴비거름을 넣어가며 깨부수느라 애를 먹었다. 하룻새 복장이 달라졌다. 보이는대로 주섬주섬 껴입었다. 어제까지 15도이던 아침 기온이 어제보다 5도로 곤두박질 쳤다. 바람까지 강풍이다. 첫추위는 더 춥다. 어제 이어 오늘로 자주양파 모종 700여 개를 심은 셈이다. 200구 짜리 연결포트 두 판을 샀는데 모종아줌마가 반 판을 덤으로 준데다, 한 구에 양파 모종이 두개 난 건 둘로 쪼개 심었기 때문이다. 중간의 큰 밭을 사이에 두고 동밭과 서밭 두군데 짜투..
내일은 자주양파 모종 심는 날 어제 난지형 호남 마늘을 심었다. 육쪽마늘은 한지형이라 날이 추워져야 심는다. 어제 호남마늘도 그렇고 육쪽마늘 종자도 심고 남은 걸 이웃에서 받기로 약속을 했다. 그래서 다른 집에 비해 마늘 심는 시기가 조금 늦다. 이젠 자주양파 심을 차례다. 자주양파 모종, 연결포트 200구짜리 두 판을 샀다. 한 판에 15.000 원... 두 판이면 30.000 원이다. 차에서 내리지 않고 있는 나에게 다가와 '무슨 양파를 이렇게 많이 심으슈?' 하며 모종 아지매가 물었다.
가을인가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