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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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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다 바뻐! 농부의 가을 거두고 한편으론 심고... 고구마 캐고, 대파 모종을 심었다. 농삿일이란 반드시 제때 해야할 일도 있지만 더러는 안해도 될 걸 일 욕심에 잣아서 하는 경우도 있다. 어제 오늘 심은 대파 상치모종이 그렇다. 어제 읍내 모종가게 앞을 지나다가 눈에 띈 김에 대파 모종을 13.000 원에 한 판을 샀던 것. 덤으로 상치 모종 다섯 종류를 안겨주는 모종 아지매의 인심. 덥석 받아와선 이걸 심느라 혼자 바쁘다. 아침나절에는 어제 이웃밭에서 고구마 캐는 걸 보고 나도 고구마를 캐야되겠구나 하고 캐기 시작했다. 바쁜 건 나만 아니다. 가스 배달원도 바쁘긴 마찬가지.
해바라기 씨를 거두며 허우대만 컸지 작년에는 전혀 꽃이 피지 않았다. 올해 해바라기 농사는 반타작이다. 두군데 심었는데 동밭쪽은 해바라기 씨가 여물게 달렸고 가운데 밭은 신통치 않았다. 심는 장소에 따라 수확이 다르다. 나에게 해바라기는 씨앗을 보고 심는 게 아니다. 40여 년 전 20대 소싯적에 봤던 영화에서 주인공 애련한 소피아 로렌의 이미지가 두고두고 나에게 남아있기 때문이다. 우중충해진 해바라기 밭을 일찌감치 정리했다. 마늘 심고 양파를 심을 자리다. 내년 농사가 기다린다.
백로 날다
귀촌의 맛, 토란대 만들기 오늘 첫 토란대를 잘랐다. 토란밭에서 놀면 햇토란탕을 맛볼 날이 가까워 온다는 뜻이다. 알토란 추수는 첫서리가 내리는 한달 뒤에 천천히. 잘라 둔 토란대는 슬슬 말렸다가 두어 주일 뒤 껍질을 벗겨 가을 햇살에 건조시켜야 한다. 시골 밥상 먹거리에 긴요한 건 토란보다 토란대다.
평석에 앉아서 햇살이 비켜드는 이른 아침 시간이 일하기에는 참 좋다. 상쾌하다. 생기가 돈다. 그 시간에 밭에 나간다. 보이는 게 일. 밭에 가면 무슨 일이든, 할 일이 있다. 오늘은 대파밭과 쪽파밭에 잡초를 뽑았다. 철 지난지가 언젠데 '날 좀 보소!'하며 아직도 달려나오는 알토마토를 본 김에 따주었다. 흩뿌려둔 얼갈이배추도 솎아주고.
대봉감
내년 농사는 퇴비 거름 준비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