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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일기- 쪽파를 까는 이유, 따로 있다 요즘 내가 하는 일은 거름 갖다 붓고 땅 파는 일이다. 앞으로 열흘은 해야한다. 같은 일을 장시간 되풀이하면 몸 한곳에 무리가 간다. 그래서 짬짬이 쉬거나 다른 일을 하며 변화를 주기도 한다. 내가 터득한 요령이다. 8년 전, 처음에 멋도 모르고 한가지 일에 계속 덤벼들었다가 왼쪽 어..
귀촌일기- 감자 심을 땐 '유정천리'를 부른다 나에게 한해 농사는 감자를 심는 걸로 시작된다. 작년까지는 이웃에 부탁해서 트랙터가 밭을 갈아주었다. 가운데 심은 매실나무가 점점 자라나 이젠 트랙터가 들어가 로타리를 칠 수 없다. 올해는 완전히 수작업이다. 퇴비장에서 거름을 갖다 나른다. 감자 두둑을 만든다. 하얀 굼벵이가 ..
귀촌일기- 농민은 흙이다, 파프리카 모종하기 올핸 파프리카를 심어볼 요량이다. 읍내 오복사에서 씨앗을 미리 사두었었다. 오렌지,옐로우,퍼플 세 봉지의 종자값이 모두 6만원. 한 봉지에 씨앗이 100개 들어있다. 준비 완료다. 파프리카 색갈에 따라 종자 색갈이 다르다. 흙을 만지는 김에 상치 모종도 한판 부었다. 올해 첫 작업. 오늘..
귀촌일기- 나는 농민이다(2), '빼빼로 데이'냐 '농업인의 날'이냐 똑 똑 똑 ... 드르륵 드르륵 ... 물받이 홈통에서 들려오는 소리다. 흐르는 물소리가 잠결에도 이내 달라지는 걸로 보아 아무려나 빗방울이 굵어진다. 처마밑을 스치는 바람소리도 날카롭기 예사롭지않다. 현관 문까지 비가 들이친다. 비가 곧 그칠 하늘이 아닌데다 바람마저 갈수록 수상..
귀촌일기- 차 없는 날(2) 하루종일 고구마 캐다 이른 새벽에 고구마 밭 정탐에 나섰다. 그저께 내린 비로 땅이 부드러워졌다. 고구마 캐기에는 그저그만이다 황토땅이라 여느때 같으면 엄두가 잘 안난다. 해거름이 되자 기온이 뚝 떨어진다. 그야말로 오늘은 하루종일 고구마밭에서 논 하루다. 역시 물기를 머금은 흙이라 힘들이지않고..
귀촌일기- 문명과 야만, 자연의 힘을 믿어라 물은 자정작용을 한다. 웬만하게 더러워진 물일지라도 흘러움직이면서 스스로 깨끗해진다. 사람들이 오염시킨 물에 온갖 약품을 풀어 정수를 시킨다. 비록 어떤 기준에 따라 인체에 해롭지않다하더라도 이미 자연의 물은 아니다. 오늘 '기적의 사과'를 꺼내 또 읽는다. 오늘날 우리가 보..
귀촌일기- 흙에 살리라, 고춧잎 말리는 계절 새벽 안개 속에서 고춧잎을 딴다. 며칠동안 미루어왔던 고추밭 갈무리다. 남은 고춧대를 걷어내고 이 자리에 마늘을 심을 요량이다. 안개 짙은 날일수록 한낮 뙤약볕은 알아준다. 땀이 난다. 오늘 고추밭 삽질로 올해 코끝 흙 냄새는 마지막이다. 오늘이 추분. 이제부터 말리는 계절. 고춧..
감자를 캐며... 땅이 따뜻하다, 흙이 부드럽다 하늘과 땅 사이에 사람이 있다. 감자를 캔다. 땅이 따뜻하다. 흙이 부드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