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한해 농사는 감자를 심는 걸로 시작된다.
작년까지는 이웃에 부탁해서 트랙터가 밭을 갈아주었다.
가운데 심은 매실나무가 점점 자라나 이젠 트랙터가 들어가 로타리를 칠 수 없다.
올해는 완전히 수작업이다.
퇴비장에서 거름을 갖다 나른다.
감자 두둑을 만든다.
하얀 굼벵이가 웅크리고 있다.
새빨간 지렁이가 긴다.
한시도 곁을 떠나지않는 빽빼기 녀석이 감독을 한다.
강원도의 지인이 보내준 씨감자 네 상자가 때맞춰 택배로 도착했다.
수미 품종이다.
올핸 한 상자만 심기로 했다.
나머지는 동네에 나눠줄 예정이다.
현관 계단 앞에 걸터앉아 자리를 잡았다.
감자의 씨눈을 봐가며 감자를 자른다.
꾹꾹 눌러 감자를 심는다.
흙으로부터 전해오는 감촉이 부드럽다.
몇 달을 기다린 이 맛이다.
일부러 장갑을 끼지않는다.
...감자 심고 수수 심는
두메산골 내 고향에
못살아도 나는 좋아...
이럴 땐 유정천리가 꼭 흥얼거려진다.
오늘은 이 정도로 하자.
내일 마저 심고 비닐 멀칭을 하면 된다.
바람이 분다.
감자 심을 땐 늘 마파람이 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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