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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일기

귀촌일기- '바람아 멈추어다오' 감자 멀칭하는 날

 

 

 

 

 

 

창가를 때리는 바람 소리에 새벽잠을 깼다.

 

어제 오후부터 불던 바람이 밤을 지나며 더 세졌다.

약간의 비- 내릴 수도 있고 안내릴 수도 있는 비-가 내릴 거라는

어제 일기예보가 있긴 있었으나 강풍 소리는 없었다. 

 

오늘은 어제 심은 감자 이랑을 멀칭하는 날이다.

 

해마다 하는 일이지만 바람이 불지않은 날이 없었다.

 

처음 몇 번의 시행착오 끝에 이젠 스스로 노하우가 쌓였다고 하나

실로 3십 미터가 넘는 감자이랑을 혼자서 비닐로 덮을 때

간단없이 불어대는 바람은 생각만 해도 여간 곤혹스러운 게 아니다.

 

이불 밑에서 귀기우려 들려오는 소리로 보아

바람은 좀체로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않는다.

 

오늘 비닐 멀칭을 하느냐 마느냐.

 

'바람아 멈추어다오.'

 

 

 

 

아침 밥을 먹고나서부터 언제 그랬냐는듯 바람이 잤다.

 

...난몰라 아 아 바람아 아
멈추어다오 바람아 멈추어다오...

 

염원이 통했을가. 

바람 한점 없는 날이다.

 

무거운 멀칭비닐 두루마리를 가볍게 굴리며

감자 이랑을 덮어나갔다.

 

삽으로 두둑 아래의 흙을 떠서 비닐 가장자리를 눌러주거나

고랑에 겹치는 부분은 슬슬 흙을 얹어주면서 

일사천리로 해냈다.

 

 

 

 

 

가쁜하게 단숨에 해내긴 했으나 실은 여간 힘이 든게 아니다.

그대로 주저앉아 숨을 돌린다.

 

멀칭을 하자마자 지열과 습기로 금방 비닐 안에 물방울이 맺히기 시작했다.

곧 감자 싹을 틔우게 수분을 공급한다.

 

 

 

 

 

매실나무 사이로 뻗은 두 이랑의 감자밭.

 

올 농사의 첫 작업이다.

 

 

 

 

감자밭 비닐 멀칭 완료 기념촬영 한장, 찰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