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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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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꾼 일기 얼마 전 콘파스 태풍 때 넘어질 나무는 다 넘어졌다고 동네의 누군가가 말했다. 그렇지 않아도 해변이라 똑바로 선 소나무가 드물다. 방치해두긴 아까워 벼르고 벼르다 오늘 마음을 먹었다. 나무하기다. 넘어지고 뿌러진 소나무가 집 뒤 바닷가 쪽에 있다. 큰 둥치는 누군가가 이미 잘라서 가져가고 너..
단감 역시 가을은 노랗다. 감이 그렇다. 가을은 감이다. 평석에 걸터앉아서 감을 깎는다. 새하얀 감똘개가 엊그제께, 풋감이 떨어져 나딩굴던 그날이 어젠데. 서리 내리고 이제사 샛노란 단감이려오. 연하디 연해 손끝에 절로 부서진다. 하, 이 녀석이 먼저 달겨드네. 눈 깜짝할 새 단감 껍질을 다먹어치웠네..
태풍 그 뒤 모이면 콘파스 태풍 이야기다. 복구를 위한 견적은 집집마다 천차만별. 수백에서 수천 만원에 이른다. 자재와 인력이 없어 기다리는 세월이 더 답답하단다. 이슥한 저녁에 마을 마당에 모여 모처럼 이런저런 이야기로 시름을 달랜다. 찬바람 나니 모캣물을 피워놓고 나누던 여름밤 정담도 이젠 마무리..
9월1일의 팔봉산 반짝 햇빛이 수줍다. 태풍이 올라온다니 더 그렇다. 새벽에 만난 팔봉산이 손짓한다. 마침 9월1일이다. 에라 모르겄다... 물병 하나 달랑 들고 나섰다. 양길리 주차장에서 시작한 숲속 산길은 삽상하다. 여러 차례 비 온 뒤라 길은 팽기고 바위는 미끄럽다. 이내 온몸은 땀에 젖었다. 1봉을 왼쪽으로 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