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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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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일기- 여름은 익어가고...완두콩 추수 완두콩 추수. 이삭 하나, 콩 한 알이라도 줍는 건 농사를 짓는 농부의 마음. 그리고, 콩에 대한 예의.
귀촌일기- 누가 귀촌을 아름답다 했던가? 농삿일이야 반복이다. 반복은 인내다. '인내는 쓰다, 그러나 그 열매는 달다' 라는 표어를 학창시절 한 때 머리맡에 붙여놓은 적이 엊그제 같은데 그 유명한 말씀을 하신 분의 성함마저 가물가물한 60이 넘은 이 시간에 또다시 내가 반복하고 있다. 세상사가 그러하듯 농사도 때와 철이다. ..
귀촌일기- 콩대,콩깍지. 아, 옛날이여! 산불이 아니다. 쥐불놀이도 아니예요. 집집마다 콩타작이 끝났다. 가을 추수에서 콩타작이 가장 늦다. 연기가 피어오르는 걸로 콩타작은 마무리된다. 콩깍지와 콩대를 태운다. 첫추위 온돌 아궁이에 단골 땔감이었다. 타닥타닥 소리를 내며 타는 모양을 보면서 조선며느리들은 눈물 훔치..
귀촌일기- 어촌계 패션, 바지락 종패 작업하는 날 바지락 종패 작업을 한다는 어촌계 방송이 어제 있었다. 올해는 마지막 종패작업이란다. 해무가 깔린 이곳을 돌아서 내려가면 도내나루다. 개펄이다. 어구를 갖추고서 종종걸음으로 어촌계원들이 모여든다. 아침 7시. 압도적 다수에 완전무장한 아낙네들. 그리고 화려한 패션. 어쩐지 남..
귀촌일기- 가을비, 마음이 바쁘다 가을비 치고는 꽤 많이 내릴 거라는 일기예보에 맘이 바빴다. 쓰잘 데 없는 비라는 사람들과 비가 오긴 와야 된다는 파가 극명하게 갈려 이번 비에 대한 평가가 분분했다. 김장 배추,무,마늘 등 심어논 채소들에겐 비가 와야 하고 타작마당에 추수 마무리로 봐서는 가을비가 전혀 달갑지 ..
귀촌일기- 참새는 들깨를 좋아해 "참새가 다 먹으유. 빨리 짤라유." 들깨밭을 지나가던 옆집 아주머니의 성화가 거세다. 아닌게아니라 참새들이 개나리 울타리, 뒤안 시눗대 숲에 진을 치고 있는 게 까닭이 있었다. "요건 참새가 다 까먹은 거래유." 새카맣게 된 들깨 가지 끝을 가리키며 설명까지 지극하다. 귀촌 10년에 모..
귀촌일기- 새끼고구마 우습게 보지마라, 고구마 캐기 끝내다 오늘 드디어 고구마를 다캤다. 지난달 11일부터 캐기시작했으니 거의 3주동안 캔 셈이다. 요즈음 며칠을 빼고는 쉬엄쉬엄 캤는데도 드디어라는 말이 절로 나올만큼 조금 지루하긴 지루했다. 양쪽으로 뚫고들어가 터널 관통하듯이 마지막 한자락 고구마 이랑을 쳐다보며 '이제 먹다 남은 ..
귀촌일기- 밭은 비 오라 하고, 논은 비 오지마라 하네 해마다 찾아오는 가을 가뭄이다. 이맘 때쯤 비가 살짝 내리면 밭 작물엔 더할 수 없는 단비다. 파란 마늘 싹이 뾰쪽뾰쪽 올라오는데 집집마다 모두 애가 탄다. 엊그제 비가 내렸다고 하나 소리만 요란했을 뿐 그 정도로는 어림도 없다. 당분간 비가 온다는 말이 없다. 당장 가을걷이를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