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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일기

귀촌일기- 밭은 비 오라 하고, 논은 비 오지마라 하네

 

 

 

 

해마다 찾아오는 가을 가뭄이다.

이맘 때쯤 비가 살짝 내리면 밭 작물엔 더할 수 없는 단비다.

 

파란 마늘 싹이 뾰쪽뾰쪽 올라오는데 집집마다 모두 애가 탄다.

엊그제 비가 내렸다고 하나 소리만 요란했을 뿐 그 정도로는 어림도 없다.

 

당분간 비가 온다는 말이 없다. 

 

 

당장 가을걷이를 기다리는 간사지 논이 내려다 보인다.

황금들판이다.

 

지금이야 말로 비가 내려서는 안된다.

알곡에 물이 들면 한해 벼농사는 그것으로 설농이다.

 

 

 

 

옆집 마늘밭에 오늘 드디어 스프링쿨러가 등장했다.

등진 햇빛으로 물보라에 무지개가 선다.

 

나는 호스로 물을 준다.

채마밭은 물론이거니와 매실나무도 물을 먹어야 한다.

 

 

 

 

고구마밭이 딱딱해 물을 뿌려두었다 다음날 고구마를 캐면 훨씬 힘이 덜든다.

황토땅이라 더더욱 그렇다.

 

그러나저러나 이걸 언제 다 캐나.

 

 

 

도내수로의 은빛 물결이 오늘따라 간지럽다.

 

 

 

밭은 비 오라 하고, 논은 비 오지마라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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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는 저녁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