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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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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걸었다 지난 겨울부터 봄까지 이어진 오랜 가뭄으로 바닥이 섬처럼 드러났던 도내 저수지. 백로가 떼 지어 놀았다. 장마 전선이 닥치기 전이었다. 그동안 몇차례 집중호우가 저수지를 채웠다. 그러나 아직 수문을 개방할 만큼 강수량은 아니다. 오랜만에 걸었다. 보름만이다. 수시로 내리는 게릴라 소나기도 그려니와 열대야에 온열 주의보가 내릴 정도로 무척 더웠다. 이래저래 여름은 사람을 게으르게 한다. 이제 소서. 대서를 지나 초복 중복 말복... 삼복으로 가는 길은 먼데.
잡초 본색 동쪽 솔밭에서 떠오르는 아침 해. 게다가 바람 한 점 없다. 마당에 감나무 느티나무, 이파리 하나 까딱 않는 무풍지대. 장마전선이 멈칫하는 사이에 아침 눈부신 햇살은 찜통의 하루를 예약한다. 덥다고 손을 놓을 수 없는 일상이 농부다. 불볕더위 오뉴월에 그나마 시원한 아침에 맨 먼저 하는 일과는 예취기를 드는 일이다. 엔진소리 드높이며 오늘도 잡초를 깎았다. 가뭄 때는 쥐죽은 듯 땅에 엎드려 있었다. 몇차례 장맛비에 제 세상을 만났다. 애씨당초 제초제를 뿌리지 않는 이상 예취기가 약이다. 기세 등등한 잡초를 예취기 칼날이 단숨에 제압한다. 모난 놈이 정 맞는 꼴이다. 이런 부류들이 어디든 존재한다. 인간세계라고 예외는 아니다. 생존본능의 아사리판에 때로는 끈기의 상징으로 미화되기도 하나 가까이 하기엔 잡초..
장맛비와 장맛비 사이 장맛비가 그쳤다. 활짝 갰다. 강풍에 쓰러진 작물들을 일으켜 세웠다. 지열이 올라온다. 게릴라 비가 언제 찾아올지 알 수 없다. 장마가 일단 소강 상태다.
모종 아지매는 보이지 않고... 올 장마는 장마 같다. 장마전선이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게릴라성 집중 호우가 시원하다. 어제 밤 내내 요란하게 천둥 번개가 난무했다. 강풍을 동반해 야행성 창대비가 요란하게 내렸다. 인근 서산은 300 미리가 왔다나. 비가 올 땐 와야 한다. 한두 군데 물난리가 나야 나라 전체가 풍년이 든다는 말이 있다. 작년 장마는 거의 비가 오지 않는 마른 장마였다. 시작도 애매하고 끝내기도 흐지부지했다. 장맛비가 수꿈해진 틈을 타 읍내 나갔다가 모종가게 앞을 지나가는데 모종 아지매가 보이지 않았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딸이 혼자 가게를 지키고 있었다. 궁금해서 물어보았더니 "지방간이 심해서..." 병환 중이란다. 내 블로그에서 단연 장기 출연 단골이었다. 초창기에는 카메라를 두 손으로 가리며 피하다가 이젠 당당..
장마, 도라지는 피고...농부는 심고...
장맛비, 제대로 내리는구나! 사나흘 전에 한차례 비가 내렸다. 이제부터 장마라고들 했다. 남쪽으로 내려갔다던 장마전선이 다시 올라왔는가. 강풍주의보가 따라왔다. 무슨 장마가 비보다 바람인가? 바람소리가 혼을 뺀다. 어쩌다 한줄기 비가 지나간다. 집중호우다. 기와 지붕의 골을 타고 갑자기 불어난 빗물에 처마 물받침이 넘쳐 차양 위로 바로 쏟아진다. 몇 년 만에 보는 광경이다. 그동안 가뭄 탓에 시원하긴 하다.
장맛비...반갑다 비가 온다고는 했다. 바람이 쎄다. 남쪽에서 먹구름이 몰려온다. 드디어 단비가 내리려나 보다. 후드득 빗방울이 떨어진다. 비바람으로 바뀌었다. 창밖에 빗발이 요란하다. 장마 비라 했겠다. 제법 비가 올 모양새다. 홈통을 타고 내리는 비 소리가 좋아 침실 겹창 문 하나는 열어 두고 잤다. 오랜만에 듣는 빗소리. 설핏설핏 잠결에도 들린다.
가뭄 해갈, 택(턱)도 없다 밤 중에 한 때 빗소리가 요란했었다. 어제 밤에 내린 비... 궁금해서 앞뜰에 나가 보았다. 거북 등처럼 쩍쩍 갈라진 논바닥은 그대로 였다. 저수지 가운데는 물이 말라 섬이 되었다. 그나마 하류라 어디서 날아왔는지 철새들이 물고기 먹이를 찾아 놀았다. 논에는 백로들이 무심히 날고... 강우량이 얼마인지?도 알 수 없다. 가뭄 해갈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못했다. 장마가 와야 해갈이 되려나. 세상이 하두 하수상하여 장마도 예전 장마 같잖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