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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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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일기- 농가 일에 임자가 따로 있나? 농삿일에 임자가 따로 없다. 먼저 본 사람이 임자다. 내 일이니 니 일이니 따져야 부질없다. 그 시간에 해치워버리는 게 낫다. 더더욱 추수의 계절에. 월동을 코 앞에 둔 이 시간에. 따사로운 가을 햇살일랑 이 또한 얼마나 좋나. 쉬엄쉬엄 곶감도 더 만들고. 지금부터인 밭에 애호박은 보..
귀촌일기- 가을비, 갑빠를 벗겨야 하나? 큰맘을 먹고 여름내내 잡초가 제멋대로 엉켜있던 밭을 일구었다. 월동이 되는 남도시금치 씨앗을 뿌렸다. 나 만의 노하우를 발동시켜 갑빠를 씌웠다. 강렬한 가을볕은 새싹을 순식간에 말려버린다. 아니, 싹은 고사하고 움도 트지 않는다. 넝마 조각이라도 덮어주어야 한다. 어제까지는 ..
귀촌일기- 효자가 따로 있나? 여름채소들 끝물 채소다. 가지는 가지나물이 될테고 청량고추 몇 개는 된장찌개 맛에 기여를 할 게다. 올해 여름내내 돌아가며 또는 짝이 되어 밥상에 올랐던 면면들이다. 많이 먹었다. '효자가 따로 있나?' 밥상 앞에서 늘 이렇게 한마디 하며 숟갈을 들곤 했었다. 시골밥상의 효자들. 서리가 내리기..
귀촌일기- 김장배추 모종 심기(1) 뽐뿌집의 추억 우리 마을에서 우리집을 '황토집'이라 하듯이 어릴 적 내가 살던 동네에 '뽐뿌집'이 있었다. 뽐뿌가 개인 소유였을 것이다. 멀리 우물로 물 길으러 가느니 뽐뿌집에 가서 물 긷는 것이 훨씬 편했기에 아낙 장정 할 것 없이 늘 문전성시였다. 그중에서도 한여름에 뽐뿌 물머리를 대고 뽐뿌..
귀촌일기- 구아바 꽃을 보니 눈물이 난다 구아바 하얀 꽃을 보노라니 눈물이 난다면 감상적일 가. 누군가가 한약재 거름이 좋다길래, 재작년 어느날 생각없이 가져다 먹였는데 그게 화근이었다. 시름시름 잎이 마르더니 모두 떨어져버리고 급기야 앙상한 몰골에 할 말을 잊었다. 여름이 다되서야 겨우 혼수상태를 벗어나 싹이 돋..
귀촌일기- 파 뿌리는 하얗다 파 뿌리는 희다. 하얀 눈 때문이 아니다.
귀촌일기- 택배로 온 목도리, 겨울로 가는 길(3) . . . 솜씨는 없지만 목도리를 만들었어요. 올겨울 많이 춥다고 하는데, 따뜻하게 보내셨으면 좋겠어요^^ . . . . . . 긴 겨울이 지나고 새봄이 돌아왔을 때 지난 겨울은 따뜻했노라고 말하고 싶다. . . . 그래서 겨울이 따뜻하다.
귀촌일기- 코다리, 겨울로 가는 길(1) 햇살 고운 한나절이다. 겨울로 가는 길. 코다리가 햇볕을 쬔다. 오늘 태안 조석시장에서 따라온 코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