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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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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앵두빛 앵두나무가 있는 곳. 수돗간. 서울서 오신 손님들이 모여앉아 바쁘다. "멀리 오셨는디, 드려야지유. 열한시에 바다루 오세유." 어촌계장님의 고마운 말씀이다. 마침 물때가 맞았다. 개막이 그물을 털어서 가져온 고기를 다듬고 있다. 우선 펄떡펄떡 뛰는 광어 큰놈 둘은 횟감이다. 아래로 분주한 손길 ..
앵두나무 처녀 따가운 봄 햇살 아래 넘고 또 넘어야 했던 보릿고개의 우리 고향. 먼 시절의 그 때가 아니다. 감자 심고 수수 심던 낭만의 계절은 더더욱 아니었다. 감자꽃,밤꽃,아카시아는 피는데 보리 베기,모내기,김매기 ... 앵두가 한창 익어간다. 앵두나무 처녀. 노랫말 정경이 오늘따라 새삼 눈가에 어린다. 앵두..
아주까리 등불 오늘 태안 모종시장에서 아주까리를 만났다. 내가 어린 아주까리를 알아본다고 모종 아지매가 되레 신기해 한다. 요새 아주까리 모르는 사람 많다나. ---산 넘어 아주까리 등불을 따라, 저멀리 떠나가신 어머님이 그리워.... 물방아 빙글빙글 돌아가는 석양길, 날리는 갈대꽃이 너를 찾는다. (아주까리 ..
낙화유수 낙화인들 꽃이 아니랴. 간밤에 내린 봄비 끝에 매화 꽃잎이, 흘러야 물이더냐 세월에 노닐다. 매화,진달래,개나리가 정신없이 왔다 속절없이 지나간다. 허전함이야 뒤따라 피어나는 녀석들이 있어 마음 달랜다. 수돗간에는 앵두가 수줍게 핀다. 그러나 새빨간 입술부터 보이는 모과. 배꽃. 복숭아. 밥..
낙화인들 꽃이 아니랴 만발. 개나리,진달래, 천리향. 하이얀 민들레, 노오란 민들레. 꽃대궐이다. 배꽃,복사꽃,능금꽃 앞 마당 철쭉. 뒤로 앵두나무. 그리고 밥풀나무. 앞서거니 뒤서거니 서로 눈치보기. 매화 갈래꽃닢은 실바람에 흩날리고 동백꽃이 발 아래 통째로 떨어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