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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호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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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일기- 촛불 가을햇살에 애호박을 썰어 말리고 무시래기를 내다걸며 오늘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스스로 조용히 자신의 발밑을 돌아보며 기도하듯이 침묵해야할 시간입니다. 초 한자루도 아껴야 할 때입니다. 지나간 수많은 그 하릴없었던 촛불들을 새삼 생각하며.
귀촌일기- 농가 일에 임자가 따로 있나? 농삿일에 임자가 따로 없다. 먼저 본 사람이 임자다. 내 일이니 니 일이니 따져야 부질없다. 그 시간에 해치워버리는 게 낫다. 더더욱 추수의 계절에. 월동을 코 앞에 둔 이 시간에. 따사로운 가을 햇살일랑 이 또한 얼마나 좋나. 쉬엄쉬엄 곶감도 더 만들고. 지금부터인 밭에 애호박은 보..
귀촌일기- 애호박 따다 호박전 백로. 상강, 서리 내리기 전 지금부터가 애호박 철이다. 마트에 가면 봄 여름 겨울 춘하추동 계절도 철도 없는 비닐하우스 재배 그런 마디호박 말씀이 아니다. 아침저녁으로 일교차가 와닿는 바람이 일자 어찌 알고 애호박이 열리기 시작한다. 온갖 풍상에 여름내내 누렁탱이 호박을 키우..
귀촌일기- 부부의 물물 교환 처서로 절기가 바뀌었다고 더위가 가신 건 아니다. 더 덥다. 삐뚤어진다는 깍다귀의 주둥이도 기어이 추석 송편은 먹고야 물러가겠다고 더 극성이다. 퇴근시간이 가까워 온다. 가지나무에서 가지를 딴다. 청양고추를 몇 개 딴다. 호박잎 서너 줄기를 걷는다. 애호박도 있다. 저녁 밥상에 ..
귀촌일기- 첫물 고추, 애호박 말리기 가뭄에 콩 나듯이 들뜬 마음으로 어쩌다가 올라가 번갯불에 콩 볶듯이 보내고 내려오는 게 늘상 나의 한양길이다. 고추가 익어간다. 첫물 고추를 땄다. 고추를 말린다. 애호박도 말린다. 삼복더위 한여름. 작열하는 태양은 화끈하지마는 실은 습기가 많아 눅눅하다. 슬슬 말리다가 끝 마..
귀촌일기- 첫얼음 언 날의 농가월령가 오늘 첫 얼음이 얼었다. 호박꽃은 아직도 핀다. 밭일도 설거지가 있다. 지난 여름날 한 때 오이,애호박을 잘 따먹었던 곳을 오늘 정리했다. 지지대를 뽑아내는 등 큰추위가 오기 전에 정리를 해야겠다 하면서도 잡초 덤불이 하도 우거져 한번 마음 먹고 덤벼들기가 쉽지않았다. 그러나 무..
귀촌일기- 귀촌의 냄새,귀촌의 맛 가을은 아침이슬 머금은 풀꽃 들녘 산야에서 오는 것만 아니다. 아직 할 말을 못다한 호박꽃,박꽃이 가을 햇살을 반긴다. 마당에서 가을 맛 가을 냄새가 난다. 애호박 말릴 일이 남았구나.
귀촌일기- 박,호박 농사는 끝나지 않았다 뭐라뭐라 해도 가을의 정취는 박에 있다. 축 늘어진 박. 허공에 달린 박. 땅 위에 구르는 박. 숨은 박. 드러난 박. 쌍박. 삼형제 박. 반질반질 이미 대박 행세를 하는 놈이 있는 가 하면 솜털이 보송보송한 갓 애박도 있다. 아침저녁으로 찬바람이 일자 벌레들이 갈수록 영악해져 호박꽃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