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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타리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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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일기- 김장배추 모종 심기(3) 땡땡이 9월이 왔는데도 덥다. 오늘 수묵화 교실은 땡땡이 쳤다. 제할 일을 안하고 허튼짓을 땡땡이라는데 학교는 땡땡이지만 허튼짓은 안했기에 혼자선 떳떳하다. "김장배추 내능 기유?... 쉬어가머 혀유." 누군가 했더니 건넛 박 회장네 집 아주머니가 지나가다 인사를 하는 것이었다. 하긴 내 부..
귀촌일기- 하롱하롱 하루가... 바람이 억세게 분다. 마른 바람, 마파람이다. 아침나절 내 무진 땀을 흘리며 진을 뺀터라 서재에 드러누워 뻗힌 손에 잡힌 시집에 <낙화>가 있다. 한두 번 읽은 시가 아니지만 늘 그렇듯이 다시 눈에 들어오는 글자. '하롱하롱' 가야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이의 뒷모습은 ..
귀촌일기- 잡초 존재의 이유, 열무김치 열무 밭에 핀 꽃. 야생화. 맨날 들어도 이름을 모른다. '알타리 무가 잡초와 함께 자라면 열무가 된다.' 이건 순전히 내 학설이다. 오뉴월 노지 재배에서 우리 밭 무 만큼 부드럽고 사근사근한 무가 있다면 그건 거짓말이다. 만지기도 전에 톡톡 뿌러진다. '몹쓸 녀석.' 백이면 백 사람 잡초..
귀촌일기- 알타리무 재배에 도전하다 알타리무 종자봉지 뒤에는 '재배적기표'가 있다. 고온기에는 '근피가 거칠어지거나 근형이 불량하다'며 한여름 두어달은 파종을 안하는 걸로 표기가 되있다. 왜콩을 추수한 자리가 비어있기에 알타리무를 심기로했다. 매실나무들 사이라 반 그늘이다. 뜨거운 햇살도 피하고 통풍도 좋아 ..
귀촌일기- 폭설내린 날...靜中動 대롱대롱 추녀 아래 오늘사 고드름이 자란다. 이틀밤 사흘을 내린 눈이 기어이 한 자, 30센티를 채우고 소강이다. 폭설에 고립이라더니 마을버스가 끊겼다는 한마디로 실감이 난다. 발품 팔아 사립을 못나설 바는 아니지만 굳이 그럴 것까지야 초겨울의 운치를 앉아서 즐기기로 하였다. ..
귀촌일기- 알타리무로 총각김치 담근 사연은... '알타리무'가 '총각무'라고... 총각무가 표준말이란다. '알타리'하면 역사에 나오는 오랑캐 족 북방의 여진이 떠오른다. 왜 알타리무라 할 가. 버갯속영감님 댁에서 바쁜 걸음 치며 지나가다 한아름 마당에 던져주듯이 내려주고 갔다. 눈에 보이면 일이 된다. 남자 할 일 여자 할 일 따로 없..
농부사시사- 봄채소 파종 봄 알타리 무와 얼갈이 배추 씨앗을 뿌렸다. 노지 직파이다. 아직 날씨가 찹긴 하나 믿음직한 우리 토종 채소들이다. 그러나 물 건너온 종자들은 다르다. 여름 내내 이파리를 똑똑 떼서 먹는 서양 채소다. 우리 무 배추야 적당히 자라면 대충 두어 번에 나누어 뽑아 김치라는 이름으로 건..
귀촌일기- 나는 농민이다, 농민은 농사로 말한다 춥다춥다 하더니 하룻새 확 달라졌다. 노지 보온 비닐 덮개를 벗겨주었다. 하긴 농삿꾼 형색부터 달라졌다. 겨울내내 입고서 버티던 두툼한 바지는 빨래통에 넣어버렸다. 꾀죄죄한 운동모도 밀짚모자로 바꿔보았다. 위로 훌렁 구멍까지 뚫여있어 바람 통해 시원하다. 어제 파서 뒤집어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