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아낙네

(49)
귀촌일기- 메주, 거실을 점령하다 농가월령가 11월령에서 이렇게 읊었다. 부녀야 네 할 일이 메주 쑬 일 남았구나 익게 삶고 매우 찧어 띄워서 재워 두소 그렇다. 집집마다 메주콩 삶는 연기가 피어오르고 김장 품앗이 아낙네들 웃음소리가 담너머로 흘러나오면 농가의 한해 일은 마무리 된다.
귀촌일기- 돌아오는 감태의 계절...감태 풍년 예감 "오늘 이백 장 쯤 했는감. 추워서 그만 할까봐유." 아낙네들의 즐거운 비명소리가 묻어난다. 김보다 두세배 비싸게 팔리는 감태다. 한겨울 농한기의 짭짤한 일거리다. 감태는 이곳 가로람만의 특산물이다. 깨끗한 바닷물에서만 자란다. 집 뒤 구도항 쪽으로 보이는 개펄의 갯골 언저리는 ..
귀촌일기- 마실 예찬,이웃끼리,아낙네끼리,여자들끼리 무슨 사연 무슨 이야기가 그리도 많을까. 콩타작은 진행중 태양초 고추뿔 따면서... 동네 마실에 만난 이웃들. 같이 앉아서 잠시 일을 도운다. 마실길에 돌아오면 밭두렁에서 갓 딴 풋팥도 한줌 생긴다. 어느 집에선 갯골 개막이 그물서 막 건져온 전어도 몇 마리 싸준다. 농촌의 이웃이란 ..
귀촌일기- 농부의 일상, 김 매고 개똥쑥 말리고 오늘 아침 산봇길에는 겸사겸사 호미자루 하나를 들고 나섰다. 새벽공기가 소슬하게 볼을 스치던 어제가 아니다. 하룻사이에 기온이 뚝 떨어지고 바람마저 날카로와졌다. 가다 다시 돌아와 두터운 상의로 바꿔입었다. 도내나루로 굽어내려가는 김장무 밭. 버갯속영감님 댁에서 세 이랑..
고부갈등은 없다,밭 갈고 김 매는 봄날의 서정 남정네는 밭 갈고 아낙은 김맨다. 우리 마을 봄날의 서정이다. 솔밭 건너 윤태네 마늘 밭이다. 도란도란. 무슨 이야기가 저리 많을가. 간사지 남쪽 밭이 끝나니 바닷가 뒷밭이 기다리고있다. 하루해가 길고도 짧다. 소근소근. 도란도란. 드디어 이마를 맞댄다. - - - '우리집 사전에 고부갈..
귀촌일기- 여기는 가로림만, 개펄에서 봄을 찾다 소롯길을 돌아내려가노라면 도내나루다. 연무인지 해무인지. 날씨가 한꺼번에 풀린 탓인가. 삭풍한설에 바다인들 얼지않으랴. 그럼 그렇지. 갯골을 따라 졸졸 소리내며 흐른다. 망둥어,황발이,박하지,능젱이,달랑게,낙지... 드넓은 개펄 어디에선가 빼꼼이 눈만 내고 있을게다. 멀리 팔봉..
내마음의 정중동 읍내서 만날 사람 만나고 집에 올 사람 왔다 가고 주말이 휙 지나갔다. 나의 일상에 말뚝처럼 푯대나게 주말이 자리잡고 있는 건 아니다. 만나고 오가는 상대방으로부터 날자와 요일이 있다는 걸 가끔 안다. 며칠 빼먹은 도내리 오솔길을 간다. 오늘은 날씨가 풀렸다고 하나 바람..
이웃 사촌 남정네는 논에서. 아낙네는 밭에서. 간사지 넓다란 논에는 벼 수확이 한창인데, 밭에서는 내년 유월에 추수할 마늘을 심고 있네. 잠깐 물 한잔이라도... 두런두런 정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