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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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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화 교실 가는 길 점점 길어지는 하루의 해질 무렵이다. 창밖으로 색동 미술 배움터의 불빛이 은은히 새어나온다. 드르륵 미닫이 문 여닫는 소리는 정겹고 귀에 익었다. 여기까지 발걸음이 늘 갈등이다. 어둠이 깔리면 갈수록 움직이기 싫어지는 건 왜일가. 이런 구실에 저런 핑계를 덧칠하고선 실은 지난 주도 빼먹었..
앞서거니 뒤서거니 매화,진딜래,개나리. 여기서 보면 진달래,개나리,매화. 그리고 뒤돌아보면... 봄은 봄이다.
창밖의 봄비 비가 온다더니 온다. 어제 저녁부터 부슬부슬 내린다. 정녕 봄비는 소리가 없는데 방사능 비다, 아니다 왈가왈부 하는 소음이 전파를 타고 요란하다. 지진과 쓰나미 이후 일본이 대처하는 모습에서 일본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준다. 편협한 근성은 어쩔 수 없어 최근 일본의 번영에서 그나마 쌓은 신뢰..
흑백TV의 수선화 마당에 노오란 수선화가 피기 시작한다. 신혼 초기 주말 연속극 '수선화', 흑백 '테레비' 화면이 떠오른다. 현석은 기억에 남아있지 않고 장미희로 생각했는데 아니고 김영애라고 하네. 테레비를 자주 보지는 않았지만 김자옥은 늘 울었다. 김자옥으로 인해 수선화는 어렴풋이 청순가련함으로 남아있..
봄눈 녹듯이 요즈음 일기 예보가 정확하다. 눈 온다면 눈이 오고 비가 온다면 비가 온다. 누구나 하는 일에 날씨가 중요 안 할가마는 농사는 말할 나위가 없다. 때 아닌 눈이 왔다. 며칠 전에 내린 봄비에 비하면 어제 봄눈은 요란했다. 눈보라까지 쳤다. 꽃대가 올라온 수선화를 놀래키고, 노오란 물이 오른 개나리..
낙화인들 꽃이 아니랴 만발. 개나리,진달래, 천리향. 하이얀 민들레, 노오란 민들레. 꽃대궐이다. 배꽃,복사꽃,능금꽃 앞 마당 철쭉. 뒤로 앵두나무. 그리고 밥풀나무. 앞서거니 뒤서거니 서로 눈치보기. 매화 갈래꽃닢은 실바람에 흩날리고 동백꽃이 발 아래 통째로 떨어지네.
봄의 교향악 드디어 매화가 피었습니다. 기다리던 합주가 시작되었습니다. 지휘자는 딱다구리입니다. 전봇대 꼭대기서 열심히 지휘를 합니다.
버갯속 영감의 봄날은 봄 소식은 나무에선 개나리다. 그리고 화초로는 수선화다. 오 년 전이다. 버갯속 영감님이 수선화 몇 포기를 가져다 주었다. 내가 화초는 안 심는 줄 아시는지라 영감님은 조심스럽게 말했다. "아무데나 잘 자러, 한번 심거봐." 이게 퍼져서 마당 가장자리 여러군데 자리를 잡았다. 수선화. 들어선 청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