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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갯속 영감 교유기(交遊記)

버갯속 영감의 봄날은

 

 

봄 소식은 나무에선 개나리다.

그리고 화초로는 수선화다.

 

 

 

 

 

오 년 전이다.  

버갯속 영감님이 수선화 몇 포기를 가져다 주었다.

내가 화초는 안 심는 줄 아시는지라 영감님은 조심스럽게 말했다.

"아무데나 잘 자러, 한번 심거봐."

 

이게 퍼져서 마당 가장자리 여러군데 자리를 잡았다.

 

수선화.

 

들어선 청순가련하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눈보라를 비비고 털며 꿋꿋이 나타난다.

노르스름한 꽃대를 아예 달고 나온다.

대지의 정기를 그대로 느낀다.

 

  

 

버갯속 영감은 올해로 뇌졸중 3년 째다.

지난 번 입춘 때 '입춘대길'도 써 드렸다.

영감님 할멈이 대문에 붙였다.

 

저 수선화 필 때 털고 일어났으면 하는데.

버갯속 영감님에게 봄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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