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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과 뒤웅박 박 하나가 영글어 간다. 올들어 첫 박이자 마지막 박이다. 처마 밑 차양 아래로 뻗어간 박 줄기에 언제 열린지 몰랐는데 박이 커지자 아래로 처지기 시작했다. 뒤웅박 속에 넣어두었던 박씨를 봄에 꺼내 모종을 키워 이웃에 나누어 주기도 했다. 줄기는 무성하고 초여름부터 박꽃이 많이 피었다. 그러..
해후 올핸 과연 만날 수 있을가. 칠월 칠석에. 해마다 이런 생각을 하며 씨를 뿌려 싹을 틔우고 어린 모종을 심었다. 3년 전에 딱 한번 만났다. 처마밑을 타고 오르는 박 이야기다. 양쪽 기둥에 매준 줄을 따라 올라온 박 줄기가 처마 한 가운데서 만나는데 그 날이 7월 7일 쯤이어서 구덩이를 파서 어린 박 모..
밤에 피는 꽃 달밤에 박꽃을 보셨나요. 희다못해 푸르스름하게 야광을 뿜어낸다. 밤드리 피어있던 박꽃은 날이 새면 시든다. 해맞이라도 하듯이 호박꽃은 그때서야 함박 꽃잎을 활짝 연다. 호박꽃은 왜 낮에 필가.
장마통의 일상 계속되는 장마다. 억수로 퍼부어 혼을 빼거나 기약없이 지리한 장마에 비하면 건너뛰어 하늘이 개는 징검다리 날이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간밤에도 비가 내렸다. 지붕에서 홈통을 타고 내려오는 물소리가 잠결에 요란했다. 날이 밝아 창밖을 보니 백화산 허리에서 이화산 중턱으로 두꺼운 구름이 무..
박꽃, 밤과 낮
제 갈길을 따라 하우스 안에서만 있을 수 없다. 좀 이른 감이 있지만 자리를 비켜주어야 한다. 옥수수, 박, 상추 순서로 미리 터를 잡아둔 자리로 갈 준비를 하고있다. 이 자리에 상치를 속성 재배할 예정이다. 호박은 이제 싹이 나고 토란은 아직 전혀 기별이 없다. 옥수수는 멀칭을 했다. 박은 처마 아래와 윗밭에 모..
귀촌일기- 밀주,해삼,동네만보 오전에는 박 심을 구덩이를 파고, 점심을 먹고선 감자 싹을 터주었다. 하우스 안의 박 모종은 어지간히 자라 제자리에 심어줄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감자는 멀칭비닐을 뚫고 나올 기세여서 오늘 처음 가위로 잘라 숨통을 내주기 시작했다. 일과 운동을 구분하라는 어떤 분의 권유가 새삼..
치열함에 대하여 봄비가 지니갔다. 방아. 방아 아세요. 고사리 시금치 새싹. 왜콩. 박 모종, 옥수수 모종 호박 모종. 부추(전구지,소풀) 상치 모종. 구운 김,그리고 간장. 묵은지에 시레기국. 잡곡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