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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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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일기- 태안 육쪽마늘은 눈 속에...가로림만의 소한 춥긴 춥다. 이 말이 절로 나온다. 형님, 졌습니다. 대한 추위가 소한한테 하는 말이다. 오늘 수은주가 영하 14도다. 역시 소한답다. 태안 바닷가에 보기드물게 한파가 계속된다. 집 뒤로 보이는 가로림만 바다가 밤새 얼었다. 갯골따라 닥치는 바람은 칼날이다. 대추나무 가지에 걸린 중천..
귀촌일기- 싸우며 건설한다, 국방에는 여야없다 두녀석 모두 마늘 심을 때와 단호박 순 놓을 때 보름정도씩 일년에 두 번 이웃 주민들의 요청으로 묶인 몸이 된다. 평소땐 진돌이는 묶여있고 빼꼼이는 풀어놓고 기른다. 동병상련인가. 신체단련인가. 오늘도 한판의 조우. 만나기만 하면 '우리 사전에 타협은 없다'. 그러나 '공동의 적'에..
귀촌일기- 흙에 살리라, 고춧잎 말리는 계절 새벽 안개 속에서 고춧잎을 딴다. 며칠동안 미루어왔던 고추밭 갈무리다. 남은 고춧대를 걷어내고 이 자리에 마늘을 심을 요량이다. 안개 짙은 날일수록 한낮 뙤약볕은 알아준다. 땀이 난다. 오늘 고추밭 삽질로 올해 코끝 흙 냄새는 마지막이다. 오늘이 추분. 이제부터 말리는 계절. 고춧..
마늘,양파,인삼 절도범, 젖먹이가 지킨다 불어오는 바람에 곳곳에 날리는 현수막,현수막들. 젖먹이도 추수한 마늘,양파 그리고 인삼밭을 지켜야하는 우리의 농촌.
귀촌의 작은 즐거움, '와룡선생' 상경하다 최근 한양길 왕래가 늘었다. 어떨 땐 몇 달이고 시골에 박혀있기도 하지만 한 주 사이에 또 서울을 다녀왔다. 해마다 이 모임 만큼은 꼭 참석하고 있다. 고등학교 동문 체육대회다. 우리 동기들이 4,5십명은 참석한다. 이 모임을 위해 내가 나름대로 준비하는 게 있다. '와룡선생 선물'이다...
뻥 설게찜 새참, 풋마늘 일 하다가... 옆집에서 때맞춰 찾아온 설게찜. 바다에서 잡을 때 뻥 소리를 낸다고 해서 뻥설게라고도 하는 설게는 충청도 태안에서만 나는 특산물. 안면도에서 잡았다고... 마늘 갈무리 하다 먹는 그 맛. 삽싸름한 맛. 귀촌의 맛.
귀촌일기- 하느님도 모른다 종일토록 내가 한 일을 내가 모른다. 농촌이란 눈을 떠 일어나면 보이는 게 일이다. 이 일 하다보면 저 일 잊어버리기 일쑤다. 며칠 전에 일구어둔 비닐하우스 안에 상치씨- 청상치,적상치 씨를 뿌리고, 동밭에 퇴비 날라 이랑을 다듬어 왜콩(완두) 심고, 데크 정리 청소하고, 빽배기(개) 밥..
귀촌일기- 풋마늘을 먹으며 아무리 제 철이 없다지만 그래도 철이 있다. 봄이 돌아와 애리애리한 풋 대마늘을 먹을 때 꼭 그 생각이 난다. 마치 철이 들기라도 하듯. 밭에서 쓰윽 뽑아 슬렁슬렁 물에 헹궈 툭 잘라 된장에 쿡 찍어 아삭아삭 먹는 그 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