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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일기- 월동 무, 서생원의 침범을 막아라 오늘 월동 무를 묻었다. 12월 초하룻날 땅을 파면서 가을걷이 월동 준비의 끝은 과연 어디까지 인가를 생각했다. 끝났다 생각 하면 또 일이 남아 있고... 이것이 귀촌의 일상이다. 벼농사 추수 끝나고 앞뜰 논바닥에 널부러져 있는 것이 짚단이다. 서너 단 가져온다고 누가 말할 사람 없다. ..
귀촌일기- 가을은 미꾸라지의 계절! 논은 넓다마는 미꾸라지가 없다. 미꾸라지가 다 어디로 갔나. "비가 와야 들어유." 어줍잖은 내 미꾸라지 통을 멀리서 어찌 알고 옆집 아주머니가 훈수를 한다. 맞다. 비가 온 다음날 통발이 무겁다. 미꾸라지가 저들끼리 푸드득거리며 잔뜩 들어있는 그럴 때가 바로 비가 온 다음 날이었..
귀촌일기- 직박구리는 홀로...청둥오리는 논에서 비탈 아래 간사지 논에는 청둥오리가 떼지어 놀고 있다. 철새 되어 날아와 어디론가 철새되어 날아갈 것이다. 직박구리의 지저귐 사이로 먹이를 찾는 청둥오리들의 소리가 들리시나요? 청둥오리는 철새. 직박구리는 텃새.
귀촌일기- 바람에 흔들리니 가을인가봐... 억새는 바람소리에 흔들리고. 가을은 그렇게 오나봐. 가을엔, 이 가을엔 사랑하리라. 풀벌레가 전하는 말.
귀촌일기- 앞뜰 풍경 태풍이라는데. 사뿐히 비는 내리고. 나는 그림을 그렸다. 비 그치면 완성되려나. 수로가 있는 알뜰 풍경.
귀촌일기- 느티나무 아래서 앞뜰을 그리다 뜨거운 햇살에 늘어질대로 늘어진 오후. 평석 위에 드리운 느티나무 그늘이 너무 좋아 오늘은 여기서 한번 그림을 그려볼까 하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다. 그림 도구들을 펼쳐놓고 앞뜰을 그리는데 이게 왠 일, 스산한 바람에 뇌성을 동반한 검은 구름이 몰려오더니 소나기가 한바탕 굿을 ..
귀촌일기- 도내리 오솔길에는 뚝이 있다 며칠 전에 내린 이삭비는 약비라고 동네사람들은 입을 모아 말했다. 30미리나 내렸어도 도내수로의 바닥은 아직 멀었다. 그나마 급한 불은 껐는가, 황새들이 유유자적 깃털을 챙긴다. 도내리 오솔길을 가다보면 도내수로의 끝, 가로림만의 시원. 갈대밭 제방을 만난다. 바다와 산, 섬과 육..
귀촌일기- '이삭비가 와야 하는디...' 말라버린 도내수로 한동안 물을 뺐던 논에 벼 이삭이 오를 무렵에는 다시 물꼬를 대야 한다. '이삭비가 오긴 와야 하는디...' 오후에 비가 올 것 같다는 일기예보가 적중해 주기를 다들 학수고대하면서 하는 말이다. 아닌게 아니라 이른 아침 팔봉산은 잔뜩 구름을 이고 있다. 10년을 여기 살면서도 '이삭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