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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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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일기- 이젠 창문을 열 때 개나리 울타리 사이로 누군가가 어른거린다. 뒷창을 열었다. 올봄들어 처음으로 열어제친 북쪽 창문이다. 개나리 가지에 물이 올랐다. 갯바람은 차나 쏟아지는 햇살은 따사롭다. 건너편의 구도항이 갯벌을 지나 코앞에 다가온다. 윤태씨가 겨울을 지난 마늘밭을 점검하고 있다. 앞뜰 간..
귀촌일기- 드디어 척사대회 1등 하다 어제 마을 윷놀이가 있었다. 해마다 이맘 때면 벌어지는 세시풍속이라 다들 기다린만큼 어민회관은 활기가 넘쳤다. 날씨까지 풀려 5십여 명이 모인 대성황. 부녀자들은 찬방에서 음식을 준비하고 남정네들은 회관 바로 뒤 당산에서 잘라온 고욤나무로 윷을 깎거나 대형 달력 뒷면을 활용..
귀촌일기- 앵두주와 매화 매화 봉오리에 맺힌 저녁해. 앵두인가 매화인가. 그렇지, 앵두주가 있으렸다.
귀촌일기- 가지치기의 虛와 實 매실나무를 시작으로 가지치기를 하고있다. 봉곳봉곳 맺힌 매화 봉오리가 다소 아쉽긴 하지만 어수선하게 얽힌 가지를 자르고 다듬어 정리를 해주어야 한다. 7십여 주 매실나무에서 올핸 얼마나 수확을 하려나 기대를 해본다. 작년 가을에는 그동안 안하던 추비를 하고 나무 밑동..
귀촌일기- 버갯속 할머니의 방문 아침나절에 밤새 쌓인 눈길을 뚫고 오셨다. 털모자 눌러쓴 중무장에 지팡이 겸 우산을 손에 들었다. 경로당에 가는 참인데 길이 미끄러워 차로 태워줬으면 좋겠다고 찾아오신 것이다. 할머니는 나의 귀촌일기인 '버갯속영감 교유기'에서 28년 도내리 이장을 지낸 버갯속영감의 할..
상치에 관한 보고서 아직 가을이라 여겼는데 서리가 눈처럼 내린 걸 보면 분명 겨울의 문턱에 다달았다. 벗어두었던 장갑에 밤새 서릿발이 선명하다. 노지 상치가 서리를 뒤집어썼다. 이 정도의 살얼음 추위나 서리쯤이야 해 뜨면 본래의 모습으로 금방 돌아간다. 채소 중에 꾿꾿한 기상으로는 배추와 상치가 으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