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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방네

귀촌일기- 드디어 척사대회 1등 하다

 

어제 마을 윷놀이가 있었다. 해마다 이맘 때면 벌어지는 세시풍속이라 다들 기다린만큼 어민회관은 활기가  넘쳤다.  날씨까지 풀려 5십여 명이 모인 대성황.  부녀자들은 찬방에서 음식을 준비하고 남정네들은 회관 바로 뒤 당산에서 잘라온 고욤나무로 윷을 깎거나 대형 달력 뒷면을 활용해 윷판을 그렸다.  안으로 들어오는 바로 맞은편에 잔뜩 늘어둔 참가상과 큰 글씨로 등수를 매긴 상품이 견물생심을 자극했다.

김종철 반장 주재로 작년 결산보고 겸 마을 총회에 이어 바로 대회에 돌입. 토나멘트 사다리가 칠판에 그려지고 대전 추첨을 한 후  3전2승제 게임이 벌어졌다. 윷가락이 높이 솟구쳐 떨어질 때마다 둘러선 관중의 탄성과 말꾼의 훈수로 왁자지껄 분위기는 금방 달아올랐다. 중간에 읍장님도 다녀가고 정치바닥의 예비후보자들도 귀신같이 알고 앞을 다투어 얼굴을 내밀었다.

 

 

 

 

 

 

 

 

 

 

 

 

 

나는 첫판에서 김세만 어촌계장을 간단히 제압하고 2차전은 문주훈씨, 3차전은 문주남씨, 4차전 하철옥씨를 파죽지세로 물리쳐 결승에 올랐다.  결승전은 김양수씨네 병찬할매다. 병찬할매의 은근한 압력에 잠시 맘이 흔들렸으나 굴하지않고 기록갱신에 도전하여 결국 우승.  잘 하면 2차전 진출 정도의 그동안 아쉬움을 단번에 날리며 도내 귀촌 8년 만에 대망의 대단한(?) 업적을 드디어 달성하고야 말았다. 

무엇인지도 모르는 상품은 마침 옆에 앉아있는 도내2구 부녀회장에게 전달, 나중에 부녀회 전체모임에서 쓰도록 기증해 감격의 하루는 빈손으로 돌아오는 걸로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