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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방네

귀촌일기- 짜장면 먹는 사연

 

 

때론 욕쟁이로 그 양반이 있어 동네가 심심치않다.  인기 쨩.  도내리와 어은리를 묶은

어도어촌계의 어촌계장.  하여튼 요란한 그 양반이 한동안 안보이는가 했더니 어느날-

자세히 말하자면 마을 척사대회하는 날, 텁수룩한 수염에 모자를 눌러쓰고 나타났다. 

윷놀이에 왠 모자.  모자를 벗겨보니 완전 무학대사다.  머리통이 예쁘다고 놀려댔으나 

자초지종 사연이 있었다.

 

 

 

가로림만 조력발전 건설  반대.  가로림만 둘러싸고 있는 태안,서산 지역 어촌계와 환경보호

단체 일행은 2월 11일부터 17일까지 140km, 우리 릿수로 350릿 길을 걸었다. 서산시청 앞을

출발해 당진,아산,평택,화성을 거쳐 꼬빡 이렛동안의 도보 행군.  

발에 생긴 물집을 터트려가며 대일밴드 붙이고 맨소래담 바르며 걸었다.  가로림만을 살리자. 

다리가 부어 걸음이 나오지않고 밭톱에 피멍이 올라 절뚝거렸다. 그 선두에 선 욕쟁이 계장님은

평소 실력대로 십분 분위기를 살리는 감초 역할을 했다. 

그들이 도착한 곳은 정부 과천청사.  그리고 연좌 삭발.

 

 

행군에서 막 돌아온 이런 양반을 그날 윷놀이 1차전에서 만나 보기좋게 내가 이겨버렸다.

이 여세로 내리 4승을 더해 그날 내가 1등을 했다.

자기가 1차전에서 져주었기 때문에 1등을 했으니 '1등공신'에게 짜장면 한그릇 사야한다는

어거지 그러나 밉지않은 숙제를 그날짜로 나에게 안겨주었다.  며칠 전 박 회장댁 생일날

만나서도 약속을 채근하길래 이왕 말이 다시 나온 김에 '짜장면의 날'로 잡은 날이 오늘이다.

어송 중국집에서 2십리를 달려 배달해온 짜장면에 탕수육 한 접시 얹은 대접이 욕쟁이

계장님의 그동안 노고에 위로가 되었다면 한결 소화가 잘 될것 같다.

 

욕쟁이 우리 어촌계장님. 수염은 말끔히 깎았고 그동안 머리는 꽤 길었다.  그러나저러나 ,

-도대체 우리 가로림만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