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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상치에 관한 보고서

 

아직 가을이라 여겼는데 서리가 눈처럼 내린 걸 보면 분명 겨울의 문턱에 다달았다. 

벗어두었던 장갑에 밤새 서릿발이 선명하다.

 

 

 

 

노지 상치가 서리를 뒤집어썼다.  이 정도의 살얼음 추위나 서리쯤이야 해 뜨면 본래의

모습으로 금방 돌아간다.  채소 중에 꾿꾿한 기상으로는 배추와 상치가 으뜸이다.

 

 

 

 

 

 

 

비슷한 시기에 같은 씨앗과 모종인데도 노지 상치와 하우스 안에서 기른 상치와 모양은

전혀 다르다.

 

 

밭의 전경.  가까이 쪽파가 보이는 밭을 동밭, 중앙 밭을 지나, 멀리 하우스 옆을 서밭이라

부른다. 상치는 여섯군데 나누어 심어져있다.

 

                                                                                       서밭의 김장배추와 상치

 

                                                                                    중앙밭의 김장배추와 상치

 

농사는 마을에서 알아준다.  양과 종류, 질에서 그렇다.  동밭, 중앙밭, 서밭에다  노지냐,

하우스냐에 따라 자람새나 맛이 다르다.  게다가 계절따라 청상치, 꽃상치, 적치마 상치

까지 조합 하면 가지수는 늘어난다. 

바로 직파를 하는 가 하면 상토에 싹을 틔워 모종을 정식하기도 한다.  일 년 내내 먹을

수 있다.  처음에는 솎아서 먹다 나중에는 잎을 따서 먹는다.  사계절 채소가 상치다.

초봄에 도사리처럼 살아나는 노지 상치는 보약이다.

 

상치는 거름과 물, 햇살이다.  벌레도 없다. 틈틈이 물조리개로 상치에 물만 제대로 주면

된다.  마을 사람들이 오다가다 탐스런 상치를 보고선 칭찬을 아끼지 않으며 따 가기도

한다.  어차피 혼자서 다 먹을 수 없다.  그저 씨 뿌려 키우는 재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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