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마애삼존불이 있는 백화산 골짜기에 태을동천이 있다. 이상향과 통하는 곳이
태을동천이다. 바로 무릉도원이자 유토피아요, 파라다이스요 샹그릴라다.
그동안 집 둘레에 나무를 많이 심었다. 대지가 3면으로 길을 끼고 있어 집 안팎을 적당히
가릴 필요가 있었다. 묘목으로 울타리 삼아 심었던 개나리가 이젠 내 키를 훌쩍 넘었다.
개나리 사이에 감나무 오동나무 배롱나무가 간격을 유지하며 둘러섰고 두룹나무 뽕나무
시눗대도 끼어있다. 소나무 동백나무도 몇 그루 자리를 잡았다. 이젠 갑갑할 정도로
울창해졌다. 집을 지은 지 오년 쯤 지나니 한여름에 윗도리를 좀 벗고 있어도 바깥에
개념치않게 되었다. 세월이 편하게 해준다.
대문도 없다. 얼마 전에 다녀가신 서산시 음암면 유계리의 김기현 고택의 당주는 문을
나서며 나직이 한 말씀을 하셨다.
"자연과 그대로 소통하시는군요."
동쪽으로 나무 울타리 사이에 손수레 하나 드나들 수 있는 공간이 우리 집 대문이다.
문이라 생각하면 문이 되는 문 없는 대문이다. 자연과 소통되는 마음의 문을 오늘도
음미한다. 대도무문, 태을동천이 따로 있지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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