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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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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 화실에서 강물을 빗질하는 다리. 흐르는 강물이 세월인가, 징검징검 내딛는 징검 돌다리가 또한 세월이렸다. 얼마나 빠르면 칼빗질 한다고 했을꼬. 5년 전, 운재 정운성님이 우리집에 오셨을 때 스케치북에 의 시 한 귀절을 방문 기념으로 남기고 가셨는데 오늘 화선지에 모사해보았다. 라는 시는 1962년 진주 영남예술제(현, 개천예술제)에서 고등학교 재학중 일반부 백일장에 참가하여 장원을 수상한 시다.
이름 모르는 풀꽃 그냥 잡초라 하기엔. 내가 모른다고 해서 풀 이름이 없는 건 아닐터. 아랫밭으로 내려가는 길목, 영산홍 무리 위를 넝쿨 져 잔뜩 뒤덮고 있다. 향기가 좋다.
아, 7월은 갔습니다 햇살이 너무 좋다며 오늘따라 마당에다 빨래를 널었다. 매미가 운다. 온통 매미 소리다. 어느 한녀석이 하두 요란하기에 찾아가봤더니... 감나무 둥치서... 매미 한 마리. 이렇게 7월은 갔다. ...7월은 갔지만 나는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소금 값이 오른다" 오늘 읍내 칫과에 갔다가 치료 순서를 기다리는 중에 옆에 앉은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를 본의 아니게 엿듣게 되었다. 주요 물가 정보의 누설이자 취득이었다. ... 올핸 소금값이 크게 오를 거란다. 최근에 시도때도 없는 봄 장마에 염전에서 소금 생산이 부진하다는 것. 그동안 재고로 쌓여있던 소금도 바닥. 20 키로 천일염 소금 한 포가 2만7천 원으로 고공행진이란다. 여름 장마에 얼마까지 오를지 모른다는 얘기. 하긴 며칠 전에 24.000 원이었다. 게다가 1인 3포 한정 판매한다는 문구를 농협 하나로 마트에서 본 적이 있다. 천일염 소금 생산지 태안에서 소금마저 품귀? 소금 배급제 시대가 오는 건 아닌지? 해마다 가을 김장철이면 농협에서 조합원 환원사업으로 소금 한 포를 나눠주는데 그다지 반갑지 않았다. ..
모종 아지매의 AZ 백신 후유증?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못지나가는 법. 읍내 나온 김에 고구마 모종이나 한 단 살가 해서 모종아지매 가게를 들렀다. 감자를 캐고 나면 빈자리에 으레 고구마를 쬐끔 심었다. 고구마보다 고구마 줄기를 채소로 먹기 위해서다. 부드러운 줄기와 잎을 살짝 데쳐 초무침을 하거나 줄기의 껍질을 벗겨 삶아서 건조시켜두었다가 나물로 먹기도 한다. 모두가 우리 농촌의 계절성 자연 먹거리다. 오늘 아침 나절에 현기증으로 휘청하며 엎어져 무릎을 까였단다. 모종 아지매가 얼굴을 마주치자 마자 이런 일은 생전 처음이라며 아픈 무릎 쪽을 가리키며 하소연을 한다. 어제 인근 병원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했다는 얘기. 집사람도 하루 전날 아스트라를 맞았으니 같은 70대 초반의 동년배 'AZ 백신 그룹' 년령층이다. 잠시 쉬시지 왜..
신록과 녹음 사이... 팔봉산 둘레길
알다가도 모를 일 외국인 물러가라! 뜬금없이 이런 현수막이 면사무소 앞에 왜 걸려있을까. 무슨 뜻일까? 중국, 몽골, 스리랑카, 네팔, 베트남... 우리나라 농촌 인력시장에 외국 사람이 점령한 지 오래다. 일당 15만 원. 마늘 캐야 하는데 캘 사람이 없어 아우성이다. 비가 찔끔찔끔 계속 내려 땅이 떡져 질다. 기계 장비가 마늘밭에 들어갈 수 없어 일일이 손으로 캐야한다고 한다. 어디 마늘 농사 뿐인가.
오늘은 기른 모종, 어젠 사온 모종 그저껜 찰옥수수 모종을 심었다. 하우스 보온 온상에서 자란 모종이다. 옥수수 모종이 자리를 빼주니 훌빈해 졌다. 어제는 읍내 모종가게 사온 대파 모종을 심었다. 모종판에 촘촘히 박혀 짐작컨대 갯수가 300 개쯤 된다. 오늘은 야콘 모종을 심었다. 지난해 야콘 뇌두를 잘라 겨우내 보관해두었다가 한달 전에 모종을 만들었다. 그동안 잘 자랐다. 140개다. 작년 300개에 비해 줄었다. 늦은 시간에 울타리 강낭콩 모종을 내다 심었다. 기른 모종, 사온 모종을 번갈아 심는다. 빗방울이 떨어졌다 햇살이 났다 바람 불고 하루종일 어수선한 날씨다. 어느새 5월 초하루. 내일은 읍내 모종시장에 나갈 차례. 대호박, 박, 오이, 가지, 토마토, 파프리카... 그리고 미인고추 모종을 사올 예정. 바쁘다 바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