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歸村漫筆

귀촌일기- 임시 개발위원회 소집, 안건은?

 

 

 

 

 

 

 

 

이장이

저녁 밥 먹고 늦은 시간에

마을 개발위원회를 긴급 소집하였다.

 

무슨 일인가 했더니

석산개발 업체 즉, 채석장 때문이었다.

 

 

 

 

캐낸 돌을 바다를 이용하여 바지선으로 반출하는 업자가 있는데

흔히 하는 말로, 통시 가기 전 하고 갔다온 마음이 

달라진 태도에 분노를 한 것이다. 

 

채석장의 발파 소음과 빈번한 대형 덤프 차량의 이동으로 인한 분진 피해 등 

주민들의 반대 여론이 들끓었기에 

마을에 매달 일정 금액의 발전 기금을 자발적으로 낸다는 조건으로 

군청이 발급하는 영업허가에 애시당초 동의를 해주었었다.

 

 

 

 

처음 얼마 동안은 꼬빡꼬빡 입금을 잘 하더니 들쭉날쭉 갈수록 

제멋대로 약속 날짜를 넘기기 일쑤인지라

몇 달 전에도 실력행사를 하자는 강경론이 일었으나 

경고 수준에 그쳤다.

 

빚쟁이 독촉도 아니고 이젠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며 대책 회의가

오늘 긴급 소집된 것이다.

 

집집마다 트랙터를 총동원해 덤프차의 통행을 막아

본때를 보여줘야 한다는 성토, 오로지 하나 뿐이었다.    

  

회의 도중에 어딘 가에서 걸려온 전화를

이장이 받았다.

 

 

 

 

'방금 입금 했다네유. 오늘 회의가 귀에 들갔나봐유.'

 

이장이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10시가 가까운 밤중이었다.

 

다음 달을 다시 한번 지켜보자며

시원하게 잘라논 수박 한 쪽씩 먹고

오늘은 일단 산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