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歸村漫筆

일기란 무엇인가- 2014년 5월 11일 수박,참외 심다

 

 

 

 

 

 

 

 

귀촌일기- '부질없는 짓이다' 딴마음을 먹을 때도 있다.

 

예닐곱해 지금까지 펼쳐놓은 일기장을 하루아침에 닫기도,

그저그렇게 해 온 거라 딱히 그만 두기도 애매하다는게

변명아닌 변명이다.

 

일기란 본래 내밀한 것이어서

공개하기도 어렵거니와 공개할 성질도 아니다.

 

지금으로 치면 초등학교, 그러니까 국민학교 1학년 때부터

나는 일기를 썼다.

한글을 해득하자마자 일기를 쓴 셈이다.

 

그 일기가

밤과 낮이 서로 뒤바뀌는 사회생활에 휩쓸리면서 어느날부터 중단되었고

조그만 수첩에 일정 형태로 그나마 명맥이 유지되다가

직장을 그만 두고 나서는 그것마저

일상의 공백으로 남았다.

 

'귀촌일기'는

나의 일기에 대한 남모를 과거와 미련이 배여있다는 걸

지금 번다하게 혼잣말처럼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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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비가 온다는 예보가 반갑지 않다.

 

그래도 비 온다니 할 일은 있다.

며칠 전 비바람에 뿌러지고 꺾이고 날아가버린 모종 자리를 

메꾸는 일이다.

 

오늘로 네번 째 모종시장 발걸음을 했다. 

 

네 번째가 늘 애매하다.

 

호박,마디오이,토마토 모종 한 두개씩이라

공걸로 주기에도 머슥하고, 단골 으시대고 그냥 받기도 낮 간지러운게

해마다 모종 아지매와 네 번째 만남이다.

 

 

 

 

 

 

이럴 때 개발한 좋은 아이디어는 눈에 띄는 뭔가를

한 가지 사는 일이다.

 

수박 모종과 참외 모종을 샀다.

 

매상 올려줘서 좋고 몇 개는 화끈하게 덤으로 줘서

피차 기분좋은 거래가 되었다.

 

작년에는 이렇게 그동안 듣도 보도 못했던 방풍 모종을 샀기에

올봄 식단에 뜻밖의 생기를 불어넣어 주었다. 

 

수박,참외는 전원생활의 로망으로,

5년 전 처음 도전하여 재배해본 적이 있으나

고라니떼와 들쥐들의 등쌀에 제대로 익기도 전에 결딴이 나고 만 뒤로

언감생심 그동안 쳐다보지도 않았다.

 

 

 

 

 

 

  

세월이 가면 잊는 법.

 

올 수박,참외 농사에

새 희망을 건다.

 

촉촉히 내리는 비를 맞으며

정성스레 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