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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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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사이 봄 멧밭에 며느리 내보내고 가을 밭엔 딸 내보낸다는 말이 있다. 봄철 뙤약볕은 하루가 무섭다. 모종 올라오는 기세를 보니 역시 다르다. 애호박 모종 옥수수모종
똘 치고 북돋우고 요즈음 시간이 나는대로 땅을 판다. 뽀얀 김이 솟아오른다. 이 맘때면 늘 풋풋한 흙냄새를 가다려왔다. 겨우내 웅크렸던 심신이 땅 냄새에 풀린다. 짜투리 땅은 수건포로 파서 뒤집는다. 삽질 밖에 도리가 없다. 금방 끈끈하게 땀이 난다. 입었던 옷을 하나씨 벗어 옆에 있는 매실나무 가지에 걸쳐놓는..
지진과 꽃샘추위 이웃나라의 재앙을 보면 천재지변의 끝은 가늠할 수가 없다. 태안에 땅 디디고 있는 내가 모르는 데 지진 안부를 묻는 전화가 걸려온다. 태안 앞바다인 서해의 격렬비열도 근처에서 작은 지진이 있었던 모양이다. 작년 이맘 때도 그런 지진이 있었다. 물러간 줄 알았던 늦추위가 뒷걸음질 쳐 다시 온단..
빼꼼 햇살이 꼭두새벽에 비가 몰려온다. 천둥번개가 멀리서 다가오며 벌써 창가에 요란하다. 어둠을 헤앗고 앞 마루 비가림 차양을 내리고 단호박 더미는 거적을 덮었다. 그 사이에 억수로 비가 퍼붓는다. 일기예보엔 분명 오늘은 비가 없다고 했다. 어제는 개었다. 아침 햇살이 소나무 숲 사이를 찌르며 돋아났다...
사래 긴 밭 언제 갈려하나니 오전에 동밭(동쪽 편에 있는 짜투리 밭)을 수건포로 뒤집었다. 벌써 잡초의 기세가 예사롭지않다. 올해도 한 판 승부는 불가피. 차가운 날씨에 땀이 난다. 건들바람에 흙 내음이 싱그럽다. 오후엔 하우스 안에 보온 온상을 정리하고 퇴비를 듬뿍 갖다붓고 적치마 상추 모종을 이식했다. 오늘 끝내지 못..
첫 땀 청상치 씨앗을 뿌렸다. 하우스 안에 보온 모종판이다. 아직 날씨가 차가워 조심스럽다. 올 처음 퇴비장을 열었다. 감자 심을 채비다. 오늘 두 고랑만 계획을 했는데 땀 난 김에 네 고랑 거름을 날랐다. 역시 땀이 좋다.
아침이 밝는구나 내일 모레가 경칩. 이제부터다. 그저껜 지난해 묵은 고춧대를 뽑았다. 어젠 강풍에 종일 비님이 오셨다. 하우스 안에 상추 텃밭을 골랐다. 오늘은 상토에 청상추 씨를 뿌릴 거다. 그리고 감자 고랑에 퇴비도 날라야 한다. 작년엔 오늘 감자를 심었는데 올해는 시절이 좀 늦다. 동창에 아침이 밝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