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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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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일기- 버갯속 할머니의 방문 아침나절에 밤새 쌓인 눈길을 뚫고 오셨다. 털모자 눌러쓴 중무장에 지팡이 겸 우산을 손에 들었다. 경로당에 가는 참인데 길이 미끄러워 차로 태워줬으면 좋겠다고 찾아오신 것이다. 할머니는 나의 귀촌일기인 '버갯속영감 교유기'에서 28년 도내리 이장을 지낸 버갯속영감의 할..
도내리 동서남북 남으로 백화산이 보인다. 가로림만 맨 아래 쌍섬 너머로 이화산이 서쪽에 있다. 동쪽으로 팔봉산이다. 북쪽으로 구도항을 비껴 당섬 위로 형제산이 나란하다. 도내는 긴 겨울잠을 자고 있습니다. 입춘이 가까왔으므로 흙냄새가 피워오를 겁니다. 정월 대보름날 달집 태우기에 오..
도내수로와 강태공 '쓰레기 제발'. 도내수로에 장승처럼 이런 글이 쓰인 전봇대가 있다. 팔봉산이 지척인데다 물색 좋고 조황이 좋아 사시사철 꾼들이 끊임없이 찾는 낚시터다. 그러나 일년내내 쓰레기로 몸살을 앓는다. 마을 경로당 노인들이 바다지킴이를 구성해 종종걸음으로 허리를 꾸부려 치우나 늘 ..
팔봉산이 보이는 풍경
요즘의 도내수로 “조기 조, 저수지 말이여. 거진 삼만 평이여.” 삼만 평이 얼른 짐작이 가지 않았다. 집에서 내려다보면 일 년 내내 그대로였다. 모내기철에는 양쪽으로 난 수로로 논에 물대기 바빴다. 한꺼번에 물을 빼도 줄지도 늘지도 않았다. 간사지 사이로 길게 뻗은 저수지를 보며 버갯속 ..
뭇서리 내린 날 먼동이 튼다. 도톰한 하현달이 중천에 떠 있다. 바다에는 오리 떼가 분주하다. 팔봉산 8봉 등성이서 아침 해가 솟아오른다. 북쪽 1봉에서 솟던 해가 맨 남쪽 끝봉으로 어느새 한껏 밀려내려왔다. 간밤에 뭇서리가 내렸다. 보름 전에 첫서리가 살짝 지나가긴 했다. 서리가 내리기 시..
갯벌에서 귀환 여기는 산후리 갯벌. 뭔가를 힘껏 끌며 한사람이 먼저 나온다. 굴이다. 잠시 뒤 두 사람이 만난다. 어쩐지 한분은 아마추어 같다. 손에 든 게 다르고 신발이 다르다. 서울에서 내려온지 달포 되었다고 한다. 하두 바다에 가보자고 졸라서 같이 나왔다는 이웃 양반의 설명이다. 산후..
입동 같지않은 입동 집 뒤 당섬이 보이지않는다. 오늘도 짙은 안개로 새벽을 연다. 일곱 시. 도내나루로 내려가는 길목이다. 안개의 끝에 일손들이 생강밭에 모여 바쁘다. 마을 아낙네들이 생강을 캔다. 버갯속 영감댁 생강밭이 넓다. 하루 전에 미리 물을 뿌려둔 생강밭을 트랙터가 들어가 생강 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