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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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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일기- 볼라벤 태풍중계(2) 여기는 태안, 머리밑이 싸지른다 세상이 조용하다. 집 뒤로 오가던 경운기 소리는 해거름때 일찌감치 끊어졌다. 말 그대로 태풍전야다. 어머니는 열 손가락으로 머리밑을 단단히 누르며 머리가 싸지른다고 하셨다. 구름이 내려앉아 비가 올듯말듯 물컹한 날엔 꼭 그러셨다. 지금 이 시간이 그렇다. 태안읍내 불빛에 반사..
귀촌일기- 볼라벤 태풍 중계(1) 여기는 태안, 태풍 전야의 햇살인가 아침 햇살이 마당에 가득 들어찼다. 동으로 난 창문이 눈부시다. 해가 동쪽에서 뜬다는 걸 알려준다. 여기는 태안. 태풍 볼라벤이 올라온다. 지지난해 콘파스처럼 머리 위로 자나간단다. 아직 바람 한점 없는 출중한 하늘이다.
상암 월드컵 구장에 가다(1) 부부젤라 소리가 요란했다 밤엔 귀뚜라미 소리, 낮에는 매미 소리. 가까이 닭 우는 소리, 멀리 개 짖는 소리. 모내기 철에는 개구리 소리, 지금 창밖에는 비바람 치는 소리. 나는 어제 생소한 소리를 귀가 먹먹하도록 들었다. 하루가 지나도 부부젤라 울리는 소리가 귀에 남아있다. 온갖 소리로 채워진 운동장이었다...
용의 승천- 우리 동네에 용왕님이 납시다 도내나루와 구도항이 마주 보인다. 여기는 가로림만이다. 노을이 진다. 2012년 8월3일. 석양은 바다에 놀고 낙조는 팔봉산에 깃든다. 자연은 간직하려는 사람의 몫인가 보다.
새벽 텃밭이 즐거운 이유- 수확은 계속된다 밤새 내내 창 밖은 보름달로 훤했다. 새벽녘엔 지나가는 소나기 소리가 잠시 들리기도 했다. 오늘은 동밭으로 나갔다. 토마토,오이, 고추를 땄다. 굵은 아침 이슬이 두두둑 굴러떨어진다. 토마토는 조금 미리 따 둔다. 발갛게 익기까지 멧새들이 좀체로 기다려주지 않는다. 부리로 쪼아 집..
파란 하늘, 하얀달, 뜬구름을 보면 모두 시인이 된다 파란 하늘, 하얀달, 뜬구름을 보면 모두 시인이 된다. 2012년 7월 29일 나의 생각
덥다고?(1) 새벽 두 시간이 황금 시간이다. 사흘 째 풀을 깎는다. 제초작업이다. 닷새 동안 나의 프로젝트다. 예취기를 들고 매일 땀을 흘린다. 새벽 두 시간이 황금시간이다. 매실나무 밑, 고구마 밭 고랑, 밭 가장자리, 마당의 잔디. 삼복에 흘리는 땀은 실로 뜨겁다. 그러나 수돗간에서 한바탕 물을 뒤집어 쓴 다음, 그 시원함을 어..
귀촌일기- 열무김치 담글 때, 달팽이가 웃는다 오늘 열무김치를 담그기로 했다. 여름은 역시 열무김치다. 더위에 깔깔한 입맛을 잡아준다. 하우스 옆 열무밭은 울울창창 잡초로 둘러쌓여있다. 멀리서 보면 잡초밭이나 다름없다. 이번 장맛비로 잡초가 며칠 사이에 갑자기 웃자랐다. 열무를 일단 뽑아낸 다음 밭갈이를 해 얼가리 배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