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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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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산포...설날 바람 쐬러 명절을 지나면 뭔가 허허롭다. 차례상에서 내려온 과자와 귤 몇 개 싸들고 무작정 집을 나섰다. 으레 만리포를 갔었다. 그러나 오늘은 안면도 가는 길도... 몽산포. 만리포나 몽산포나 집에서 30분 거리다. 바깡스철에 열리는 '바다 깃발 미술제'나 '모래조각 축제'에 구경꾼으로 몇 번 왔었다. 청포대까지 이어진 해수욕장 백사장 해변이 길고 광활한데다 흑송 소나무 숲이 일품이다. 마침 물때가 만조라 백사장은 밀물에 잠겨 보이지 않았다. 오랜만에 오늘 와보니 사유지라는 팻말을 붙여놓고 온통 오토 캠핑장으로 변했다. 코로나 핑계로 고향 가다 말고 몽산포로 빠진 건 아닌지 이 많은 캠핑족이 이 겨울에. 발길을 돌려 들어가본 몽산포항이 아늑하고 정겹다. 수산물 시장을 겸한 가게가 줄줄이 다투어 손님을 부른다. 호객..
웬 떡이냐? 읍내 잠시 다녀온 사이에 현관 앞에 배달된 포장 상자 하나. 열어보았더니 떡국 떡이었다. 알고보니 마을 경로회장과 총무가 회원들에게 가가호호 일일이 배달했던 것이다. 눈발이 날리는 이 궂은 날씨에. 해마다 겨울 농한기에 노인들을 위해 마을회관을 개방하는데 부녀회에서 조를 짜서 점심 식사를 대접하므로 하루종일 훌륭한 놀이터가 되었다. 태안군청에서 관내 경로회 단위로 점심 식사용 백미를 지원해왔다. 올해는 코로나 여파로 마을회관이 폐쇄되어 10 키로 짜리 열다섯 포대의 쌀이 고스란히 남아버린 것. 문 회장과 이 총무가 떡국 떡을 만들어 회원들에게 나눠주기로 아이디어를 낸 것이다. 저울에 달아보니 7.5 키로다. 오늘이 대한, 겨울의 막바지에 떡국 한번 실컷 먹게 되었다, 코로나 때문에.
왕진 가신 보건소 소장님 '아항, 마을 보건소 소장님도 왕진을 가시는구나...' 귀촌 16년에 오늘 처음 알았다. 왕진 가방을 자전거에 싣고 나타났던 그시절 의사선생님의 근엄한 얼굴과 여자 소장님의 유쾌한 모습이 오버랩 되었다. 왕진의 추억... 보건소는 읍내 오가는 길 가에 있어 가벼운 마음으로 들러 혈압, 당뇨, 코레스테롤 등 간이 검사를 하면서 집사람과 쾌활무비한 수다를 나누곤 한다. 보조원이 없는 붙박이 1인 소장이어서 그동안 자리를 빈 적이 없었다.
<천리포수목원> 꽃씨... 신청한 까닭 봄이 가까이 오면 에서 회원을 대상으로 해마다 실시하는 행사다. 지금까지 한번도 신청해본 적이 없다. 전문 지식도 그러려니와 그 시간에 밭농사지 복잡한 꽃이름을 가진 화초를 스트레스 받아가며 굳이 기르는 건 내 적성이 아니었다. 올해는 신청을 했다. 이 달 말에 꽃씨 종자가 보내오면 원하는 분들에게 나눠주면 될 일.
가로림만, 도내나루 앞 바다가 얼었다 바다는 좀체로 잘 얼지않는다. 그런 바다가 얼었다. 보름째 한파다. 북극 한파라고들 한다. 흔히 애교로 불렀던 동장군과 다르다. 가로림만 남쪽 끝. 호수같은 바다. 10여 년 만에 얼었다. 서너 달만에 도내나루에 갔다. 하루에 두 번 조수 간만에 쓸려나갔다가 밀려온 얼음 조각들이 개펄에 질펀하다. 삭막하긴해도 겨울다운 그림이다. 쌍섬의 '해태 바위', 구도항 쪽 언덕에 '카크 다글라스 바위'. 내가 이름을 붙인 도내나루터 지킴이들이다. 볼 때마다 든든하다.
폭설 예감...여기는 태안군
가장 따뜻한 곳
귀촌의 맛, 배추쌈 채마밭에서 뽑아온 배추 한 포기. 오늘은 배추쌈으로 변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