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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우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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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칩에 봄동 겉절이 노지에서 긴 겨울내내, 풍상에 눈 비 맞고... 이게 봄동. 오늘이 경칩 마침 촉촉히 비는 내리고 비닐하우스 지붕을 때리는 빗소리를 들으며 봄동을 다듬었다. 쪽파, 봄미나리, 부추 달콤상큼 버무린 봄동 겉절이에 대지의 정기와 봄기운의 양기가... 긴 겨울의 의미를 쬐끔 알 것 같다. 그래..
춘삼월, 봄을 만나다 서재 앞의 매화는 더디 피고 대문간 동백은 누굴 기다리나 나 매화 기다리고 동백 널 기다리니 춘삼월 아니면 어디 만남이 있을고 송순 동백 매화 나무 가지에만 봄이 있는 것이 아니다. 언제 왔는지 모르게 발 밑에도 봄이 성큼 다가와 서성거린다. 수선화 집 안에 들어와 식탁을 보니 겨..
귀촌일기- 메주 연가 메주 뜨는 냄새가 지극하다. 덮어논 포대기가 뜨뜻하다. 볏짚을 뒤적여서 안쪽으로 손을 넣어보았더니 열이 풀풀난다. 포대기를 벗기고 잠시 바람을 쐬주기로 했다. 거실에서 띄운지 열흘만이다. 노랗고 뽀오얀 곰팡이가 보슬보슬 피어난다. 볏짚에서 나온 고초균이 갈라진 메주 틈새로 ..
메주 띄우기
귀촌일기- 명절이 남기고 간 영상 " 이 맛이야. 자주 올게요." " 허허, 그려그려."
월동(10)- 눈배추 눈 속의 배추 맛 아세요. 눈을 머리에 이고 얼었다 녹았다 하며 채마밭에서 소한,대한을 이겨내는 눈배추. 배추 쌈이 봄을 앞당긴다. 달긴 왜 그리 달며 연하긴 왜 그렇게 연할 가.
꼴뚜기와 낙지 한마리 이웃 박 사장님 댁 아주머니가 양파를 심고 있다. 여인들의 밭두렁 대화가 멀리서 봐도 언제나 따습다. 잠시 뒤 꼴뚜기 한 접시가 나를 즐겁게 한다. 갯벌 개막이 그물에서 방금 걷어온 박 사장네 꼴뚜기다. 이웃의 정이 꼴뚜기 한 접시에서 새록 피어난다. 기울어가는 가을 햇살이..
무 밥, 무시래기 밥 무 시래기를 보면서 무 시래기 밥을 생각한다. 무 밥도 많이 먹었다. 험준한 보릿고개를 힘겹게 넘던 시절, 어린 마음에 정말 먹기 싫었던 무 밥이었다. 호화롭게 만든 무 시래기 밥, 무 밥이 이젠 별미 음식으로 하늘 높이 떴다. 건강면에서나 영양학적으로 분석한 도표를 보면 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