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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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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 8년 전, 이곳에 집을 지을 때다. 마을로 들어가는 길가인데다 집 터를 돋우어 택지를 만들었으므로 삥둘러 나무를 심어야 했다. 마파람이 여간 아니기에 바람막이를 겸해서라도 당연 나무다. 개나리로 집 전체의 울타리로 삼고 가장자리를 따라 감나무,배나무,사과나무,대추나무,무화과나무,석류나무,..
소통의 현장 대문이 없다. 문은 고사하고 삽짝문 그림자도 없다. 다만 우체통이 홀로 한가롭다. 발길이 나들고 얼굴이 오가는 출입에 문은 없다. '자연과 소통하고 있으시군.' 음암면 유계리 고택의 당주 김기현님이 어느날 보시곤 혼자말처럼 말씀하셨다. 올 봄 무슨 흥이 났던지 소나무 둥치를 정주목으로 양쪽에..
기념 식수 외국에 나간 조카 일가가 잠시 다니러 나왔다. 광주에 있는 시댁 가는 길에 짬을 내서 들렀다. 외갓집 방문 기념 식수다. 일가가 모두 달라들어 소나무 한 그루를 정성스레 심었다. 나도 오랜 그 시절 국민학교 입학기념 나무 심기를 했지. 무궁화였다. 이사할 때 고이 파다 다시 심었으나 서울로 올 때 ..
눈 내린 도내리 오솔길 그저께부터 눈이 내렸다. 흩날리듯 내리던 눈이 때론 함박눈이었다. 밤새 눈이 더 내렸다. 이틀동안 2십센티 정도다. 오후엔 햇볕이 났다. 기온이 올랐다. 눈 내린 오솔길을 간다. 눈 녹아 내리는 낙숫물 소리가 밤새 내내 지붕 홈통에서 들린다.
내마음의 태을동천 태안 마애삼존불이 있는 백화산 골짜기에 태을동천이 있다. 이상향과 통하는 곳이 태을동천이다. 바로 무릉도원이자 유토피아요, 파라다이스요 샹그릴라다. 그동안 집 둘레에 나무를 많이 심었다. 대지가 3면으로 길을 끼고 있어 집 안팎을 적당히 가릴 필요가 있었다. 묘목으로 울타리 삼아 심었던 ..
나무꾼 일기 얼마 전 콘파스 태풍 때 넘어질 나무는 다 넘어졌다고 동네의 누군가가 말했다. 그렇지 않아도 해변이라 똑바로 선 소나무가 드물다. 방치해두긴 아까워 벼르고 벼르다 오늘 마음을 먹었다. 나무하기다. 넘어지고 뿌러진 소나무가 집 뒤 바닷가 쪽에 있다. 큰 둥치는 누군가가 이미 잘라서 가져가고 너..
9월 15일의 팔봉산
태풍 그 뒤 모이면 콘파스 태풍 이야기다. 복구를 위한 견적은 집집마다 천차만별. 수백에서 수천 만원에 이른다. 자재와 인력이 없어 기다리는 세월이 더 답답하단다. 이슥한 저녁에 마을 마당에 모여 모처럼 이런저런 이야기로 시름을 달랜다. 찬바람 나니 모캣물을 피워놓고 나누던 여름밤 정담도 이젠 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