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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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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부부 그리고 '아내와 나 사이' 아내와 나 사이 이생진 아내는 76이고 나는 80입니다 지금은 아침저녁으로 어깨를 나란히 하고 걸어가지만 속으로 다투기도 많이 다툰 사이입니다 요즘은 망각을 경쟁하듯 합니다 나는 창문을 열러 갔다가 창문 앞에 우두커니 서 있고 아내는 냉장고 문을 열고서 우두커니 서 있습니다 누구 기억이 일찍 돌아오나 기다리는 것입니다 그러나 기억은 서서히 우리 둘을 떠나고 마지막에는 내가 그의 남편인 줄 모르고 그가 내 아내인 줄 모르는 날도 올 것입니다 서로 모르는 사이가 서로 알아가며 살다가 다시 모르는 사이로 돌아가는 세월 그것을 무어라고 하겠습니까 인생? 철학? 종교? 우린 너무 먼 데서 살았습니다 꼭 10년 전이다. 2012년 7월 12일. 태안 읍내 출입에서 돌아오는 길에 인평리에서 만났던 그림. 노부부가 걸..
더위 깨기... 그게 문제로다 삼복 한더위에 하루에 한번 읍내 출입을 하게 된다. 자잘구레하게 무슨 일이 생겨도 생긴다. 더위를 탓하고 있으면 축 늘어진다. 될 수 있으면 움직인다. 오늘은 드라이브 겸 멀리 서산 롯데마트를 다녀왔다. 차창을 모두 열어 제끼고 달리는 기분... 상쾌하다. 움직이느냐, 가만히 있느냐, 그게 문제로다.
"사진 찍어 드릴가요?" 어쩌다 이렇게 친절한 점원도 있더라. 지나가는 그 한마디가 얼마나 고마운지... 오늘 서산 롯데마트에서.
춘설이 난분분... 매화 옛 등걸에 춘절이 돌아오니, 옛 피던 가지에 피엄직 하다마는, 춘설이 난분분하니 필동말동 하여라 입춘첩을 붙였다. 명색이 입춘인데 눈발이 날리고 바람이 불었다. 죙일 을씨년스런 날씨다. 이런 날일수록 움직여야 한다며 나선 길. 크게 살 물건도 없는데 물정이나 살필 겸 오랜만에 서산에 있는 롯데마트를 가보기로 했다. 태안 농협 하나로 마트가 전국에서 몇 번째로 크다 한들 물량이나 태깔이 역시 비교가 되지 않았다. 봄을 지나 여름이 거기 있었다. 형형색색의 파프리카. 8월이면 우리 밭에도 풍성할 것이다.
'농산물 품질관리원'에 따지러 갔다가... 며칠 전에 농산물 품질관리원에서 배달된 등기우편을 받았다. 느닷없는 '등록 말소' 통지였다. 농업경영체 등록 말소는 대한민국 농민이 아니라는 말과 같다. 족보가 없어진 것이다. 농협 조합원도 농업경영체 등록 족보에 의해 가입이 되는 것이다. 귀촌이후 10여 년을 아무 탈 없다가 갑자기 말소라니 어이가 없어 전화를 걸어보았더니 최근 들어 엉터리 귀촌으로 농업경영체 등록을 악용하는 사례가 많아 해마다 재신고를 해야 되는 걸로 법이 바뀌었다나... 몇가지 구비 서류를 갖추어 이의 신청을 하면 된다기에 일단 전화를 끊었다. 읍사무소에 들러 '경작사실 확인서' 양식을 받아 이장의 확인 도장을 받았다. 농협자재 마트에 가서 '농자재 거래 확인서'를 발급 받았다. 행정전산망이 잘 되있다는 대한민국이라는데 이 무슨 아..
귀촌일기- 해당화가 피었습니다 우리집은 대문은 있어도 문은 없다. 나면 바로 길이요 들면 마당이다. 봄에는 개나리 철쭉 진달래, 홍매, 동백나무가, 여름엔 배나무, 무화과 석류, 가을에는 감나무, 겨울에는 소나무가 전후 상하 좌우로 한데 어우려져 긴 터널을 이룬다. '자연과 소통하고 있으시군.' 그다지 멀지않은 서..
귀촌일기- '70 할머니' 자유여행 떠나다(4) 후유증 다 그런지는 몰라도 여자들에게 전화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므로 짐을 풀어놓을 새도 없이 서둘러 서산시내 LG 베스트 샵에 가서 스마트 폰을 사게 된 건, 자유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후유증이다. 뭔가 카톡이 안되고 들어와야 할 사진이 오지않고 해서 낌새가 이상하다 했더니. 다낭 다..
귀촌일기- 감나무와 저녁해 서산에서 강남은 20 분 꼴로 고속버스가 있다. 이른 아침 집을 나섰고 해질 무렵에 돌아온 마나님의 서울행 출타에 오늘 하루 서산 버스터미널을 두 번 다녀왔다. 마중을 막 나가려는 참이다. 감나무 사이로 해가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