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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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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일기- 서울 나들이에서 돌아와 맨 먼저 한 일은? 무말랭이 만들기. 동치미를 담그고 남은 무다. 바케쓰에 대충 담아두고 1박2일 서울행을 했던터라 돌아오자마자 손목시계 풀 겨를도 없이 매달렸다. 눈에 보이고 생각날 때 담박에 해치워야 농촌일이란 매듭이 진다. 바람이 들기 전에 제깍 썰어서 말려야한다. 무가 잘아 다루기에 다소 ..
귀촌일기- 이 동치미 과연 맛이 있을까? 모른다. 동지가 지나고 겨울 밤이 끝없이 먹먹해질 그 때. 때론 소리없이 하얀 눈이 소복히 쌓였을 때. 사각사각 살얼음이 뜬 그때. 먹아봐야 안다.
12월에 찾아오는 귀촌의 일상 메주 쑤고 김장하는 일이 큰 일이라면 싸시락하게 조밀조밀 해야하는 일들이 수없이 널려있는 게 이 때쯤의 농촌이다. 11월답지않게 매서웠던 한파가 물러갔다. 마당에서 한바탕 눈을 뒤집어썼던 구아바도 진짜 본격 추위가 닥치기 전에 제자리를 찾아 실내로 옮겨주어야 한다. 분갈이를..
귀촌일기- 농부의 일상, 김 매고 개똥쑥 말리고 오늘 아침 산봇길에는 겸사겸사 호미자루 하나를 들고 나섰다. 새벽공기가 소슬하게 볼을 스치던 어제가 아니다. 하룻사이에 기온이 뚝 떨어지고 바람마저 날카로와졌다. 가다 다시 돌아와 두터운 상의로 바꿔입었다. 도내나루로 굽어내려가는 김장무 밭. 버갯속영감님 댁에서 세 이랑..
귀촌일기- 동치미 맛, 겨울로 가는 길(6) 맛이 들었는지 궁금했다. 동치미. 버스럭거리며 얼음을 깼다. 얼음 알갱이가 동치미 국물에 뜬다. 뜨거웠던 대통령선거 선거판이 밤새 마감됐다. 승자든 패자든 이 동치미 한 그릇 권하고 싶다.
귀촌일기- 백김치, 남자라고 못하나요(1) 날은 추워지고 김장철 입니다. 밭에서 무 뽑아오랴 다듬으랴 씻으랴 바쁩니다. 그저께는 총각무 김치를 담궜습니다. 어제는 동치미였습니다. 오늘은 백김치 차례입니다. 집사람은 한양 가고 나 혼자서 할 요량입니다. 그동안 몇 번 해봤습니다. 슬슬 펼쳐놔보니 없는 건 없고 있는 것 있..
동치미의 추억 한겨울 밤에 숭덩숭덩 썰어서 담은 양푼이에 얼음 알갱이가 버석거리는 동치미를 먹어본 적이 있는가. 동치미 딱 한가지. 오십여 년 전 시골이다. 군것질거리가 없는 긴긴 겨울 밤에 호롱불 아래 둘러앉아 두런두런 이런 저런 이야기 해가며 먹었던 그 동치미를 기억한다. 어둡기 ..
김장 이야기 이젠 매주쑤기가 남았다. 그러고보니 동치미도 담그야 하네. 주부는 바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