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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일기- 오늘 내가 한 일은 풀 깎은 일 뿐 이제 땅거미가 진다. 앞 뒤 문이란 문은 다 열어젖혔다. 삼복에 바람 한 점 없는 하루였다. 최소한의 의상만 걸치고 하루를 보냈다. 오늘 유일하게 한 일은 풀 깎는 것이었다. 새벽 5시반부터 7시반까지 잡초를 깎았다. 땀 범벅이다. 아침 식전에 수돗간에서 물 두어 바께스를 끼 얹었다. 시..
이렇게 화끈할 줄 몰랐네, 하룻 만에 어제 새벽까지 억수로 퍼붓던 비였다. 바람 잘날 없는 바닷가인데다 집터가 언덕배기라 창대비에 마파람까지 보태면 맘을 졸인다. 장마전선이 내려간다더니 긴가민가 했는데, 한나절을 넘기며 수꿈해지더니 하늘이 파랗게 한없이 높아졌다. 오늘 새벽에 동창이 밝아오는 걸 보니 장마가..
모깃불과 보름달 길을 가다 한참 올려다보았네. 무슨 말인지. '모깃불에 달 끄스릴라' 태안읍내 뒷골목 높이 이런 간판이. 멋있고 아름다운 야식 전문집 상호. 시골 마을, 이슥한 달밤에 밤참을 내오시며 어머니가 하신 말을 그린 어느 시인의 시에서 따온 듯.
여름의 아침
달과 목련 까만밤. 하얀달. 백목련.
봄의 소리 거실에 비친 석양에 문을 열고 나가보니 하늘에는 아직 덜 익은 보름달이 떴다. 해는 이화산 마루에 얹혔다. 뒤웅박, 곶감, 코다리 몇 마리.
1박2일의 가을줍기 되돌아온 날씨마저 안성맞춤이다. 가을 나들이. 옛 추억을 떠올리며 즐거워한다. 여인들의 가을줍기다. 갯벌을 걷는 낭만도 있다. 하현달이 물위에 어리고 지는 해가 산등성이에 멈춘다. 가는 길 멈추고 마른 덤불 타는 석양을 바라본다. 어른도 때론 가을을 걷는 체험학습을 하고싶다.
달과 해 선 자리에서 지는 보름달과 뜨는 아침해를 같이 본다. 도내나루의 새벽이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