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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삿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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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콩을 심는 뜻은? 도내수로가 가로지르는 앞뜰. 언덕바지 아래로 내려다 보이는 들녘은 모내기 준비로 한창이다. 쓰레질하는 트랙터 엔진 소리가 한동안 숨가쁘더니 조용하다. 잘 닦아놓은 체경 같다. 모내기를 앞두고 모판을 논 가장자리에 한줄로 가지런히 내다놓았다. 어린 볏모를 대엿새 논에 적응시..
귀촌의 덤, 한줌의 햇고사리 우리밭둑 옆에 바로 고사리밭이 있다는 것. 매일같이 한줌의 햇고사리. 밀리는 농삿일이 힘들어도 樂亦在其中矣니... 고사리밭에서 피곤함을 덜고 심심풀이에 시름을 잊는다. 고사리를 데쳐서 추녀밑에 널어두면 하룻새 바짝 마른다. 고사리 바구니에 하루가 다르게 마른 고사리가 늘어..
쑥무리떡, 한양에서 내려온 지원군 하사품 코로나바이러스 환경에 눌려있다가 부모 얼굴도 볼 겸 내려온 아들 둘. '상당히 비싼 일당'이라며 일을 도와주었다. 농삿일이 어디 그리 쉬운가. 손에 설어 힘이 부친 표정이 역력하다. 시키는 사람도 힘이 들기는 마찬가지라는 걸 아는 지 모르는 지. 읍내 단골 떡방앗간에서 김이 무럭무..
귀촌일기- 병원에서 귀환 1년 '毋忘在莒' 어느 고사에 나오는 말이다. 두달 동안 병원에 있을 그 때의 각오를 잊지않겠다는 뜻으로 마음에 되새긴다. 병원에서 집으로 돌아온지 오늘로 1 년이다. 앞산 솔밭길을 고작 30분으로 시작한 걷기 운동이 이제 앞뜰 수로길을 하루에 두 번 도는, 두 시간으로 늘었다. 작년 한해 ..
귀촌일기- 농사도 예술이다 모종 만들기는 오늘도 계속된다. 닷새 전에 심은 홍화. 싹이 돋아났다. 농삿일도 뒤돌아앉으면 그림이 된다. - - - 연두빛 새싹이 돋아나는 느티나무 위에서 이른 아침에 까치가 울긴 울었다. 하루 해가 이슥할 무렵에 빽빼기 진돌이 두 녀석이 하두 짖어대기에 붓을 놓고 마당으로 올라와 ..
귀촌일기- 수묵화 교실의 출석부 한 주일에 두 번 나가는 수묵화 교실을 내리 다섯 번을 빼먹었다. 여행 준비한답시고 한 번, 여행에 두 번, 갔다 와서 밀린 농삿일 한다는 핑계로 두 번. 별다른 이유없이 연달아 세 번 빠지면 '가차없이 제명'을 하는 출석부 관리가 엄격하기로 이름난 복지관 교실이기에 어떤 처분이 내릴..
귀촌일기- 정형외과와 농사 '무슨 대단한 일이라고 기브스한 발까지 블로그에 올리느냐.'는 마누라의 핀잔에 '그런거 안 쓰고 무슨 귀촌일기가 되냐.'며 한마디 했더니 '그런가.'하고 애매하게 발을 뺐다. 하여튼 '지네 사건'으로 전화통이 하루종일 시끄러웠고 당분간 나는 정형형외과 병원행 읍내 나들이 운전수로 ..
귀촌일기- 내말 좀 들어보소! 농삿일, 시골일 오늘따라 어깨죽지가 아프다. 우리집 감자밭 한 이랑 길이는 거의 50미터다. 건너편으로 넘어가려면 이랑 중간에 통행로를 서너 군데 뚫어주어야 한다. 아직 작물이 자라지않은 지금이야 고랑을 딛고서 사쁜히 넘나들 수 있지만 날이 풀리면 곧 상황이 달라진다. 먼 거리를 돌아가는 참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