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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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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 일기...농부도 출근한다 물병 하나 들고 출근해서 첫 작업은 대체로 물 주는 일이다. 하우 안에 상치, 노지에 봄 배추, 대파 그리고 부추... 그러나 오늘은 자주 양파 밭에 풀 매기. 자주색 양파가 하루가 다르게 영글어 간다. 내일은 마늘밭 김매기다.
농부가 하는 일 사래가 긴 밭. 비닐 멀칭 이랑을 건너는 건널목을 군데군데 만들었다. 매화가 만발했다. 아직도 남아있는 매실나무 도장지는 애물단지다. 시간나는 대로 잘라주었다. 씨앗 뿌려 작물을 심고 거두는 일 만 농사가 아니다. 농부의 하루...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고 발에 걸리는 모두가 농부의 일이다. 날이 풀리면서 슬슬 바빠진다. 농번기.
서울 왕복거리, 300키로 걸었다 들쭉날쭉하지만 하루 4천 보 내외, 2, 3 키로를 걸었다. 지난해 11월부터 지금 3월까지 동절기 4개월 동안 줄잡아 300 키로는 된다. 어지간이 궂은 날씨에도 빼먹지 않고 걸었다. 이제부터 밭에서 살아야 한다. 농사철이 돌아온 것이다. 운동은 일하고 다르다지만 걷기 운동을 밭에서 오가는 걸로 대체를 할 수 밖에 없다. 농부의 딜렘마다. 어제 하우스 안에서 상추모종 심느라 겨우 한 시간 여 왔다 갔다 했는데 1.607 보다. 1 키로 걷는 거리다. 오늘은 아랫 밭에 자라고 있는 대파를 뒤안 웃밭에 옮겨 심는데 1.154 보.
농한기? 짠지 무 만들기(1) 날이 더 추워지면 무가 얼기에 뽑아 다 짠지무를 만들기로 했다. 잘라낸 무청은 오늘 처마 밑에 걸대로 가고 무는 내일 짠지무로 갈무리가 될 것이다. 농부의 일상에 쉬는 날은 없다.
농부의 하루...해뜰무렵
바쁘다 바뻐! 농부의 가을 거두고 한편으론 심고... 고구마 캐고, 대파 모종을 심었다. 농삿일이란 반드시 제때 해야할 일도 있지만 더러는 안해도 될 걸 일 욕심에 잣아서 하는 경우도 있다. 어제 오늘 심은 대파 상치모종이 그렇다. 어제 읍내 모종가게 앞을 지나다가 눈에 띈 김에 대파 모종을 13.000 원에 한 판을 샀던 것. 덤으로 상치 모종 다섯 종류를 안겨주는 모종 아지매의 인심. 덥석 받아와선 이걸 심느라 혼자 바쁘다. 아침나절에는 어제 이웃밭에서 고구마 캐는 걸 보고 나도 고구마를 캐야되겠구나 하고 캐기 시작했다. 바쁜 건 나만 아니다. 가스 배달원도 바쁘긴 마찬가지.
내년 농사는 퇴비 거름 준비부터
농부의 추석 연휴 가을은 햇살이 보약이다. 쨍쨍 내려쬐야 이랫 뜰에 알곡이 영글어 갈텐데. 추석 명절인데 공교롭게도 밤마다 비가 내렸다. 쓰잘데 없는 비다. 그나마 채소에 물 주는 일은 덜었다. 이 일 하다 저 일 하고, 먼저고 뒤고 없다. 농부에겐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는 게 일이다. 밭고랑이 질척거려도 할 일은 해야 한다. 농부에게 휴일은 없다. 쉬는 시간이 있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