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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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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길목(3) 파프리카 나는 농부다.
농부의 퇴근길, 바구니에는...
입추... 농부 오솔의 하루 오늘이 입추. 그렇게 생각해서 그런지 서늘해진 느낌이다. 한껏 몰려왔던 무더위가 순순히 하룻밤새 물러갈리야. 농부의 하루는 변함이 없다. 오늘도 땀 흠뻑 흘렸다. 옥수수 껍데기 벗기는 작업은 다 못하고 마무리는 내일로 미뤘다. 세월이 좀 먹나? 하며...
귀촌 농부의 여름나기 오늘도 두 번 소나기가 내렸다. 어제도 그랬다. 중천 하늘에 뙤약볕이 내리쬐다가 돌변하여 먹구름이 몰려오더니 창대비를 뿌리고 지나갔다. 한바탕 소나기는 시원하다. 느티나무 어느 가지에서 어렵사리 첫 울음을 터트렸던 매미 한마리가 놀라 조용해졌다. 여름 농부는 하루에 두 번 출근하고 두 번 퇴근한다. 밭에서 돌아오는 농부의 퇴근길에는 무엇이 따라올까? 노지 텃밭이라 태깔이 고울 수는 없다. 들어와 주부의 손길을 거치면 맛깔이 탄생한다. 오늘 처음 딴 햇옥수수. 그런대로 맛이 들었다. 여름이 익어간다.
"요즘 어떻게 소일 하십니까?" 하루를 애써 소일하는 날은 없다. 하루가 그저 지나갈 뿐.
농부의 하루
비 오는 날은 공치는 날인가 어제 아침부터 서둘러 토란 모종을 심고 나니 비가 내렸다. 비가 오면 장홧발이 질척거려 밭고랑을 딛기가 성가시다. 하루종일 안개비다. 날씨 핑계 대고 게으른 놈 딱 놀기 좋은 날씨다. 그동안 밭일에 몰두하느라 두어달 만에 모처럼 걷기 운동을 했다. 조생종 벼 모내기가 끝난 논 논둑에는 여기저기 모판이 널부러져 딩굴고, 농부들이 논에 나와 미리 던져둔 모판 수를 간량하면서 모내기 준비에 분주하다. 부지런한 농부에게 공치는 날은 없다.
귀촌일기- 농부, 오늘 하루는? 거실의 창문 커튼을 걷는다. 마당 아래로 앞뜰이 펼쳐진다. 모내기를 앞둔 간사지, 도내수로가 길다랗게 보인다. 산하는 온통 초록 물결. 날로 푸르다. 까딱이는 느티나무 나뭇닢을 보며 바람기를 알고 처마끝에 낙수를 보고 빗소리를 듣는다. 오늘은 뭘 하지? 농부의 하루는 이렇게 시작한다.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심는다. 읍내 모종시장에서 모종을 사 오고 하우스 안에 내가 만든 모종을 밭에 내다 심어야 한다. 모든 게 때가 있다. 밭의 위치에 따라 심을 작물과 내 나름대로의 순서가 있다. 어제 사다둔 비트 모종과 대파 모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