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귀촌일기

(2950)
한파가 들이닥친다기에... 도내수로에 얼음 구멍치기 낚싯꾼이 나타날 정도로 며칠 전 추위는 충청도답지 않게 길고 매서웠다. 밭에 무는 얼지않았다. 크기가 크지않아 단단해서 여간해서 얼지않는다. 밭에다 그대로 두고서 수시로 빼다 먹는 용도인 월동무다. 다음 주에 한파가 다시 들이닥친단다. 혹시 또 몰라 거름부대에 두 자루를 주섬주섬 뽑아담아 현관 안에 가져다 두었다. 이미 땅 속에 묻어둔 무 50 개는 동밭에서 내년 봄을 기다리고 있다. 무를 많이 먹는 편이라 마음이 든든하다.
올해가 가기 전에... 감식초 만들기 대봉감 한 접, 단감 두 접... 갯수로 300개가 넘는다. 임시로 스틸로폼 상자에 보관해 두었던 걸 꺼내보니 당초 생각했던 것 보다 양이 많다. 그동안 반쯤 홍시가 되었다. 큰 통으로 세 통이다. 발효가 되면 거품이 올라오기 때문에 여유있게 넣어야 한다. 용기가 작으면 발효가 되어 넘치는 바람에 혼난 적이 있다. 감나무에서 감을 딸 때 감식초를 담궜으면 될 일을 날이 추운 이 때 새삼 하려니 뒷북을 치는 느낌이다. 해가 가기 전에 해야 할 일을 하고나니 후련하다. 몇단계 절차를 거친 다음 내년 년말에나 감식초 맛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다시마 김밥 지난 주에 서울에 있는 병원에 올라가서 정기검사를 하고 내려와 오늘은 결과를 보는 날이다. 코로나 난리통에 둘이 올라갈 것 없이 집사람이 대신 갔다. 수면내시경에서 조직검사를 두 곳이나 했던 터라 한 주일 내내 기분도 어수선했을 뿐 아니라 식욕도 떨어졌다. 조직검사 결과는 이상이 없었고 역류성 위산 과다를 계속해서 조심하라는 당부와 함께 처방약을 가지고 내려왔다. 캄캄한 새벽 6시에 집을 출발해서, 10시 의사 면담 10분에, 집에 되돌아온 시간은 오후 3시. 아홉 시간의 여정에 내가 한 일은 간식용 '다시마말이 김밥' 도시락을 만들어 괴나리봇찜에 넣어준 것 뿐...
<구아바잎차> 만들기 구아바는 아열대성 식물로 중남미가 원산지다. 빨강구아바와 노랑구아바, 구아바 화분 두 개는 현관 안으로 옮겨 월동을 한다. 한여름 동안 잎이 무성하게 자라므로 실내로 옮길 땐 가지치기를 한다. 구아바 잎을 따서 말려두면 여러 면에서 효과가 있다는 '구아바잎차'의 재료가 된다.
반갑다 <버갯속영감> 이번에 서울 갔다가 손녀의 서가에서 발견한 . 반가워서 꺼내보았더니 책갈피를 접어가며 열심히 읽었던 흔적이 있다.
엄동설한을 이겨내는 녀석들
대봉 홍시, 그리고... 함박눈이었다. 눈이 오려면 좀 더 올 것이지 진눈깨비로 변하면서 내리다 말았다. 햇살이 돋았다. 곧장 한파가 닥친다기에 따다둔 한 접 남짓 대봉감을 서둘러 분류했다. 잔가지를 잘라내고 홍시가 거의 다 되 이내 먹을 감과 한동안 익기를 기다려야 하는 감을 구분하여 나누어 담는 작업이다. 딸 때 땅에 떨어지면서 깨진 놈도 더러 있다. 큰 방 창가에는 두 접 가량의 단감이 대봉이 오기를 기다리며 이미 터를 잡고 있다. 올해가 가기 전에 감식초를 담글 요량이다. 겨우내 한두 개씩 꺼내 먹을 대봉홍시야 남겨두고서.
백로, 청둥오리, 기러기 언제나 가을걷이가 끝난 초겨울 들판은 황량하다. 백로, 왜가리, 기러기 떼가 어울려 그나마 활기를 준다. 도내수로 저수지에는 청둥오리가 난다. 오늘 아침 해뜰 무렵이다. 쌍섬 방조제를 돌아오는 앞뜰 걷기운동 한 시간 동안 차례대로 만났다. 겨울 철새들의 향연은 지금부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