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곶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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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시 꺼내 먹기, 곶감 빼 먹기 까치밥으로 남겨주었던... 남겨주었다기 보다 실은 따기가 힘들어 포기했던... 열댓 개 홍시도 감나무 가지만 앙상한 채 어느새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이렇게 한해가 지나간다. 5십여 년 전이다. 학창시절 곤양 다솔사의 북암인 봉일암에서 한 겨울을 보낸 적이 있다. 주지 스님이 신중단에 감춰둔 곶감을 찾아내 절간 친구들과 하나 둘 빼먹었던 그 곶감 맛을 잊을 수 없다. 하루에 한 두 개씩 꺼내 먹는 홍시. 계절의 낙이다. 그동안 이따금 따서 저장해둔 대봉 홍시를 오늘 총 점검했다. 익은 건 익은 것 대로 다시 분류했다. 대봉 홍시를 보며 눈이 내린 산사에서 곶감의 추억을 되살린다.
귀촌일기- 곶감, 호박오가리에 봄이 오면 가을 겨울을 지나며 농가의 서정을 한껏 드러내주었던 호박오가리와 곶감. 봄이 되면 잦은 봄비와 새벽 안개로 자칫 눅눅해진다. 호박오가리를 볼 때마다 시루떡을 한번 해먹어야지 하면서 그냥 지나갔다. 봉지에 싸서 비닐하우스 저장고에 갈무리를 해두면 가까운 시일내 쓸모가 있을 ..
귀촌일기- 농가 일에 임자가 따로 있나? 농삿일에 임자가 따로 없다. 먼저 본 사람이 임자다. 내 일이니 니 일이니 따져야 부질없다. 그 시간에 해치워버리는 게 낫다. 더더욱 추수의 계절에. 월동을 코 앞에 둔 이 시간에. 따사로운 가을 햇살일랑 이 또한 얼마나 좋나. 쉬엄쉬엄 곶감도 더 만들고. 지금부터인 밭에 애호박은 보..
귀촌일기- 곶감 만들기 담부랑 너머로 하루가 다르게 스스로의 무게를 주체하지 못해 이내 뿌러질 듯 가지가 휘어져 늘어진 우리 시골 마을의 가을 이 맘 때 풍경. 감나무. 감을 한 바구니 따다, 깎아서 앞 창가에 매달았더니 마당을 바라보는 조망이 달라지면서 마음이 한결 푸근해지는 건 왤 가. 노랗게 빨..
귀촌일기- 곶감 빼먹는 재미
귀촌일기- 호박오가리를 만들며... 가을이 여물어 가는 이맘 때면 가끔 혼란스럽다. '이젠 추수도 끝나고 무슨 일이 그리 많어?' 전화통을 울리는 친구의 목소리에 오늘도 내가 대꾸할 말을 잊었다. 아득히 멀어져 가는 지난 여름날의 아쉬움을 달랠 사이도 없이 이러구러 한해가 저문다고 생각하니 발밑에 구르는 낙엽에 ..
귀촌일기- 창밖의 곶감, 곶감은 왜 만드나? 좋은 세상이다. 인터넷으로 주문한 지 사흘 만에 곶감걸이가 재깍 내 손 안에 들어왔다. 쌀쌀해진 날씨에 가을 햇살을 쫒아다니며 아침나절에는 감을 깎고 오후에는 매달았다. 150개다. 신바람 손바람에 만들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 내가 곶감을 만들고도 부러 찾아서 즐겨 먹는 편은 ..
귀촌일기- 2015년 대봉 곶감 만들기 감나무가 여러그루 있는데 오래 묵어 허우대 크다고 감이 많이 열리는 건 아니다. 아랫밭 밭둑의 대봉 감나무는 3미터 남짓 작달막하다. 봄에 감꽃이 피고진 다음 여름에는 감나무 잎에 가려 미처 몰랐는데 가을이 되자 노란 감색이 완연해면서 옹골차게 열렸다는 걸 비로소 뒤늦게 알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