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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하신다구요?

귀촌일기- 곶감 만들기







담부랑 너머로 

하루가 다르게 스스로의 무게를 주체하지 못해 

이내 뿌러질 듯 가지가 휘어져 늘어진 

우리 시골 마을의 가을 

이 맘 때 풍경.


감나무.


감을 한 바구니 따다, 깎아서 앞 창가에 매달았더니 

마당을 바라보는 조망이 달라지면서 

마음이 한결 푸근해지는 건 

왤 가.


노랗게 빨갛게 익어가는 질감은 

언제나 좋다.

 






"아저씨네 감은 참 됐씨유. 우리집은 다 떨어져 없슈."

 

며칠 전엔 가 등교하려고 왔던 옥향 할매가 

우리 감나무를 보고 부러워했다.


평소 무뚝뚝하던 옆집 배씨 아주머니도 감을 따고 있는 

나에게 어렵사리 한마디 거들었다. 


"감이 이쁘게 열었씨유."


여름을 지나면서 가뭄에다 폭염으로 풋감이 속수무책으로 떨어지기에

올 감 농사는 틀렸다 했는데 감나무 잎새에 가려져 있던 감들이 

처서 백로가 지나면서 점점 노란 본색을 드러내자 다소

안도하던 차에 한층 어깨가 으쓱해졌던 것이다.












곶감 감은 종자가 따로 있다는데 해마다 

대봉감으로 곶감을 만든다.


그러다 보니 자칫 곶감 만드는 시기를 놓치면 

곶감이 되긴 커녕 홍시가 되고 만다.


겨우내 까다로운 저장도 성가시려니와 

많은 대봉 홍시를 먹어내기가 어려우므로 다분히 

고육지책으로 곶감을 만드는 것이다.


오늘은 1차분이다.


비가 그치면 내일도 

곶감 만들기를 서두를 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