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세상이다.
인터넷으로 주문한 지 사흘 만에 곶감걸이가 재깍
내 손 안에 들어왔다.
쌀쌀해진 날씨에 가을 햇살을 쫒아다니며 아침나절에는 감을 깎고
오후에는 매달았다.
150개다.
신바람 손바람에 만들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
내가 곶감을 만들고도
부러 찾아서 즐겨 먹는 편은 아니다.
만드는 즐거움이 좋아서다.
해마다 곶감을 만들 때면
45년 전, 곤양 다솔사 봉알암 절간에서 작당을 하여 몰래 훔쳐먹었던 곶감 생각이
반드시 떠오르는 것이다.
1970年 1月26日(12.19) 月 晴
주지 스님이 법당 신중단(神衆檀) 밑에 넣어둔 곳감을 꺼내 먹었다. 백암과 현국이 장난기가 있어 셋이 모의를 하게 되었다. 먼저 백암이 합장을 하며 부처님께 빌었다. "중생들이 곳감이 하두 먹고싶어서 그러니 용서하시고 미리 부처님께 고하오니 결코 도둑질은 이니고... " 운운. 하여튼 절간에서 만든 곳감이라 별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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