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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햇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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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일기- 가을 햇살에 늘어진 개팔자, 상팔자? 주인장이야 예초기로 풀을 깎든 구슬땀 밭일을 하든 그저 졸립기만 하다. 강아지풀이 코 앞에... 평석 위로 찾아드는 초가을 따스한 짜투리 햇살이 마냥 반갑다. . . . . 나는 밤에 짖는다.
고추따기- 가을은 결실로 말한다 무더위가 가까이 기승을 부려도 하늘은 파랗게 높아만 간다. 바지가랑이에 부딪치는 새벽 이슬이 제법 차다. 눈에 비치는 자연의 풍광은 어쨌거나 가을로 간다. 들여다보니 세월 지나가는 소리가 보인다. 오늘은 고추를 따기로 했다. 빨간 고추가 고춧대에 매달린채로 두었더니 빨리 갈..
꼴뚜기와 낙지 한마리 이웃 박 사장님 댁 아주머니가 양파를 심고 있다. 여인들의 밭두렁 대화가 멀리서 봐도 언제나 따습다. 잠시 뒤 꼴뚜기 한 접시가 나를 즐겁게 한다. 갯벌 개막이 그물에서 방금 걷어온 박 사장네 꼴뚜기다. 이웃의 정이 꼴뚜기 한 접시에서 새록 피어난다. 기울어가는 가을 햇살이..
무 말랭이 해마다 이맘 때면 무 말랭이 작업을 시작한다. 하긴 좀 이르다. 작년에는 갑자기 내린 눈과 비로 말미암아 말리느라 곤욕을 치렀기 때문에 올핸 서두른다. 앞으로 백여 개는 더 해야 한다. 자리를 깔아 펼쳐두니 마당이 가득찬다. 말리던 고추와 함께 늦가을 정취가 또 하나 여기에 있다. ..
감나무 잎 감 잎이 좋다. 은은,온화하다. 질박,소박,투박하다 못해 촌스럽다. 우리 고유의 정서가 감나무에 그대로 머물러 친근하다. 불쑥 강렬함이 숨쉬고 화려함이 살아난다. 가을 햇살이 감잎을 투과한 빛깔은 자연 만이 연출하는 경이 그 자체다. 어느날 이름모를 벌레가 지나간 자국도 ..
시월의 마지막 날에...장미 한송이 보름동안 쉬엄쉬엄 캐던 고구마는 오늘로 다 캤다. 모과나무에 거름을 날라다 부었다. 김장배추 무 쪽파 갓 상치에 물을 주었다. 추어탕 만든다길래 미꾸라지를 다듬었다. 삽도 나도 잠시 쉰다. 처마 아래엔 울타리 강낭콩이 빨갛게 여물어 간다. 노오란 강낭콩 잎사귀가 가을 햇..
고춧잎 말리기 그저께는 버갯속영감님댁 할머니 생신날이었다. 올 봄에 영감님이 돌아가시고 맞이하는 할머니의 첫 생신이다. 버갯속영감님이 생전에 쓰던 응접실 겸 서재라 맞은 정면에 걸려있는 근엄한 버갯속영감님의 사진이 새롭다. 아침 식사를 마치고 둘러앉은 채로 김장무를 솎아주라는 등 이런저런 이야기..
고춧잎,토란대 새벽안개가 짙다. 오늘 하루도 무척 더울 것임을 예고한다. 지금, 고추는 뒤늦게 꽃이 피고 새로 열린다. 긴 장마로 제구실을 못했던 고추가 요사이 한여름이나 다름없는 날씨에 제철을 만난듯 생기발랄하다. 며칠 새 풋고추가 주렁주렁 윤이 난다. 그러나 고춧대를 뽑아야 한다. 김장배추와 쪽파 때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