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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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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학년의 식사 당번...한 끼 쯤이야! 3년 전이다. 1 년여 아침식사를 남정네가 준비한 적이 있었다. 집사람이 어느 날 뜨거운 물에 데인 안전사고를 기화로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된 것이었다. 2년 전 겨울 나기 베트남 여행을 계기로 정상화(?)되었는데, 최근 들어 상호합의 아래 아침 밥상은 내가 준비하는 걸로 은근 슬쩍 다시 회귀했다. 까짓껏, 삼시 세끼에 한끼 쯤이야. 7학년 시절의 식사 당번... 재밌고 맛 있으면 그만. 야채 버섯 볶음과 배추나물이 요 며칠의 아침 밥상의 주 메뉴.
송구영신... 임인년 책력 새해맞이는 책력을 사는 걸로부터. 소한 대한이 아직인데... 입춘인가. 대문간에 홍매는 벌써 봉긋 봉긋.
햇토란탕, 첫눈이 내리고 눈발이 뿌리기 시작했다. 전라도에 눈이 온다더니 드디어 눈구름이 이곳 충청도로 북상했다. 하긴 전화기로 대설 주의보 재난 문자가 들어왔었다. 얼마나 내리려나. 펑펑 쏟아지려므나. 첫 눈... ... 오늘 같은 날, 토란탕이나... 첫 토란탕.
'경로당 쌀자루'와 '쌀 시장 격리' 겨울 농한기에 마을 회관에서 문을 여는 마을 경로당이 올해도 폐쇄되었다. 연례행사로 그동안 마을 부녀회 주관으로 조를 짜서 경로회원들에게 점심 대접을 해왔다. 부녀회로선 일을 던 표정관리가 묘했으나 정작 노인들은 찜질방에서 화투짝을 돌리는 재미가 사라진 아쉬움이 역력했다. 경로당 폐쇄로 태안군에서 지역 경로당에 해마다 지원하는 2, 3십 포대의 쌀이 고스란히 남아돌게 된 것. 오늘, 이장님의 아침방송을 듣고 경로당 총회인 줄 알고 부랴부랴 달려갔더니 경로회장이 회원들에게 균등하게 분배된 10 키로 쌀자루 하나씩을 나눠주었다. 작년에는 떡국 떡을 만들어 나누었다. 코로나 시대의 쓴웃음이 나는 토픽감이다. ...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쌀 소매 가격은 가마니(80㎏)당 22만344원으로 전년보다 8.9% 하..
재래시장의 겨울, 그리고... 오랜만에 집사람을 따라 나선 재래시장은 썰렁했다. 조석시장이라 불리는 서부시장 들머리의 모종 시장, 일년내내 북적대던 모종 아지매 가게도 돌아오는 새봄을 기약하며 야무지게 철시했다. 어물전으로 가보았다. 물텀벙이와 병어가 물이 좋다. 생선도 생선이지만 모자반, 톳, 파래가 좌판에 나왔다. 초겨울 이맘 때 계절 음식으로 두부 톳 나물, 파래 초무침이 제격이라 눈길이 먼저 간다. 재래시장에 오면 으레 찾았던 500원 짜리 꿀 호떡집... 이젠 이런저런 이유로 그냥 지나칠 수 밖에 없는 지난날 한 때의 추억. 이래저래 겨울은 춥다. 그나마 저만치 순대집 하얀 김이 따사롭다.
아스트라제네카에 도대체 무슨 일이... 처마 아래로 홈통에서 흘러내리는 낙숫물 소리가 새벽 잠결을 깨웠다. 비가 내린다. 동지를 앞 둔 이 겨울에 웬 비가... 차라리 눈이라도 펑펑 왔으면... 그러나 오늘 하루는 따뜻하였다. 확 풀린 날씨. 어젠 빼먹은 걷기 운동으로 오늘은 5천 보 걸었다. 구름사이로 석양의 햇살이 배시시 눈부시다. 요새 아스트라제네카에 말이 많다. 맞으라 해서 두 번 맞았다. 나라에서 시키는 대로 했는데... 도대체 무슨 일이...
달력, 달력들 이맘 때면 쌓이는 달력들. 아직도 올 곳이 두어 군데 더 있다. 어송 주유소 장 사장이 다음 번 보일러 기름 넣을 때 잊지 않고 가져올 것이다. 달력 욕심도 옛날 이야기, 이젠 눈에 잘 보이는 큼직한 숫자 달력 하나면 족하다. 오늘은 우리 마을 여반장님 -실은, 반장 사모님이다- 이 농협 달력을 배달했다. 예년 같으면 마을회관에 부려 두면 마을 총회 때 주민들이 알아서 가져갈 걸 가가호호 일일이 배달하는 수고를 했다. 코로나 시절의 진풍경이다.
홍시 꺼내 먹기, 곶감 빼 먹기 까치밥으로 남겨주었던... 남겨주었다기 보다 실은 따기가 힘들어 포기했던... 열댓 개 홍시도 감나무 가지만 앙상한 채 어느새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이렇게 한해가 지나간다. 5십여 년 전이다. 학창시절 곤양 다솔사의 북암인 봉일암에서 한 겨울을 보낸 적이 있다. 주지 스님이 신중단에 감춰둔 곶감을 찾아내 절간 친구들과 하나 둘 빼먹었던 그 곶감 맛을 잊을 수 없다. 하루에 한 두 개씩 꺼내 먹는 홍시. 계절의 낙이다. 그동안 이따금 따서 저장해둔 대봉 홍시를 오늘 총 점검했다. 익은 건 익은 것 대로 다시 분류했다. 대봉 홍시를 보며 눈이 내린 산사에서 곶감의 추억을 되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