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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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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세 '재래식 참기름집' 여사장님 '다 같은 참깨라도 얼마나 볶느냐, 어떻게 짜느냐 에 따라 참기름이 더 나오고 더 고소하다' 는 전통시장 참기름집 사장님의 말씀. 어쩌다 소문 듣고 아는 사람만 찾는다. 빠르고 편리한 신식 참기름 기계를 한사코 거부하면서 대대로 내려온 재래식 전통 방식을 기어이 고수하는 고집스러움이 오늘날 새삼 놀랍다. '풍년 떡 방앗간' 현역 여사장님. 내년이면 여든 일곱이라 신다. 아직 우리 곁에 이런 분들이 계시기에 무미건조한 일상생활의 막간이 고소하고 맛깔스럽다. 한결 따뜻하다.
고엽과 낙엽 성탄절 한파... 수은주가 하룻밤새 영하 10도 언저리로 곤두박질 쳤다. 바람마저 분다. 체감온도는 더 내려간다. 이럴 땐 앞산 솔밭길이 최고다. 소나무 숲이 병풍으로 바람막이다. 무리해서 논길을 걸으며 들판의 질풍에 맞설 이유가 없다. 걷기운동 복장도 완전무장으로 달라졌다. 솔밭길도 여러 갈래다. 평소 자주 안 걷던 길을 걸었다. 켜켜이 낙엽이 쌓였다. 마른 나뭇잎 사각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걸었다. 맹감나무 빨간 열매가 눈에 띈다. 염주 같은 이 열매는 또 이름이 뭔가. '고엽' 하면 처절했던 월남전 이미지도 있지만 이브 몽땅의 '고엽'이 먼저 떠오른다. 落葉이라 해도 될 걸 왜 굳이 枯葉이라 고집할까? 멋일까? 고엽 ... 낙엽이 나뒹굴어요 낙엽이 나뒹굴어요 추억과 후회도 마찬가지로 북풍이 낙엽들을 ..
박근혜, 2012.11.28, 태안 태안에 내려온 박근혜 대통령 후보 2012.11.28 박근혜 지음 1979. 2.15 발간 향후 박근혜 대통령은 어떤 길을 갈까?
鹿鳴과 동지팥죽 먹이를 먼저 발견한 사슴이 다른 배고픈 사슴들을 부르기 위해 내는 울음소리. '鹿鳴'은 詩經에 나온다. 시경은, 중국 춘추시대의 민요를 모은 오래된 시집이다. 다른 동물들은 혼자 먹고 숨기기 급급한데 사슴은 울음소리를 높여 불러내 함께 나눈다는 것. 녹명에는 더불어 살고자 하는 공동체 숭고한 마음이 담겨 있다. 세시 풍습으로 동지가 되면 흔히 먹던 팥죽도 이젠 귀한 음식이 되었다. 우리집 대문 앞이 안마을 박 회장의 팥 밭이었다. 여름내내 농사를 지은 팥으로 동지 팥죽을 쑤었는데 나눠 먹는 바람에 한바탕 동네 잔치가 되었다고 한다. 자식들은 도회지로 나가고 독거 노인들이 늘어나 팥죽을 만드는 집이 없다. 어제 동지 팥죽이 맛있다고 수인사를 했더니 남겨두었던 팥죽 한 그릇을 다시 보내왔다. 동지 팥죽을 며..
동짓날, 민들레는 겨울잠도 없나봐? 섣달 동짓날. 처마 밑에는 무청 시래기, 옥수수. 마당에 민들레.
동지, 팥죽 팥죽을 만들기로 어느 날 마실 길에 미리 약속이 있었는 듯. 안마을 박 회장 댁 사모님으로부터 "어서 오누!"하는 재촉 전화를 받자마자 집사람이 득달같이 달려갔더니 돌아오는 편에 팥죽 한 그릇을 내 몫이라며 따로 보내왔다. 동지는 작은 설. 새알심은 나이 숫자만큼 먹는다는데 75개는 언감생심, 다섯 알만 먹었다.
이웃 사촌, 궁금한 것도 많아라... 마을 안길을 집사람이 앞서 가고 내가 뒤쳐져 지나가면 "왜 따로 가느냐? 고 궁금해 한다. 걷기운동을 할 때 그렇다. "각시(충청도선 마누라를 각시라 한다), 금방 앞에 가던디 왜 혼자 가슈?" 하며 의아해 한다. 집에서는 같이 출발해도 코스가 다른 건 둘째, 보폭이 다르고 속도가 달라서 같이 걸어가면 피차 운동이 안되기에 집사람은 집사람대로 나는 나대로 따로 걷게 된다. 부부라면 당연히 나란히 함께 가야 하는 게 이웃들의 시각에서 통념이다. 무언가 손에 들고 지나가면 "뭘 가지고 가느냐?", "어디서 났느냐?" 는 둥 기어이 내용물을 뺏듯이 들여다보고 확인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들... 우리 이웃들이다. 남녀 불문, 열이면 열 사람 그렇다. 다들 왜 그렇게 궁금해할까. 궁금하다는 건 관심이다. 따뜻한 ..
전통시장 축제... '가는 날이 장날' 가는 날이 장날... '친구 얼굴이나 보러 찾아갔더니 하필이면 장날이라 장에 가고 없더라' 라는 부정적인 의미, '읍내 출입을 했는데 마침 장날이라 평소 생각하던 물건을 살 수 있었다' 는 긍정적인 의미, 두 가지가 있다. 오늘 읍내 나갔다가 전통시장을 지나오게 되었다. 상가 중앙통에 공연 무대가 차려져 있다. 아직 이른 시간이라 뭔가 행사준비에 바쁘다. 코로나 시절인 데다 영하의 이 한 겨울에 축제분위기가 날까. 축제를 함께 못해 유감이었다. 상가 골목을 돌아 나오는데 상호가 '꽃보다 정과'. 좌판에서 내 눈에 확 띄는 한 가지... 편강. 자주 다녀도 이런 가게가 여기 있는지 평소에 몰랐다. 시장 어귀의 통닭집에서 집사람의 치킨까지 보태 오늘 하루 먹거리는 풍성하였다.